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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부동산 센티멘털 급하강…커지는 '깡통전세' 경고음


입력 2016.12.16 14:58 수정 2016.12.16 14:57        박민 기자

IMF외환위기 이후 세 차례 등장, 가파른 금리인상 땐 재연 가능성 높아

전문가 "면밀한 시장모니터링으로 하우스푸어 양산 조짐부터 차단해야"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에 걸린 급매물 주택 물건.(자료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에 걸린 급매물 주택 물건.(자료사진)ⓒ연합뉴스

내년 이후 아파트 입주 폭탄과 미국 금리인상이 겹치면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깡통전세' 악령이 되살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배어 나오고 있다. 시장에 물량은 쏟아지는데 주택 수요 감소로 이를 소화하지 못할 경우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집을 팔아도 대출금이나 전세보증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깡통전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한국경제 위기 때마다 등장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깡통전세의 등장은 주택시장이 바닥권까지 추락했다는 신호를 의미한다”면서 “깡통전세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집주인이 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연체되는 상황에서 집 값까지 하락하는 상태가 지속돼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시장 하락기’에 등장하는 ‘깡통전세’가 다시 언급되는 건 지난 15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대란이 시작되면서 시장이 이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 최악의 상황인 집 값 하락으로 번질 수 있다는 가정도 한 몫한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올해 각종 부동산 대출규제에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여러 요인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서 내년에는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년부터 ‘입주대란’이 본격화되면 일부 지역의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2017년에 37만가구, 2018년에 41만가구 정도가 입주할 예정으로, 이는 최근 5년간 한해 평균 입주물량(27만가구)보다 10만가구씩 많은 상황이다.

‘역전세난’으로 인해 집주인들의 세입자 보증금 반환, 대출금 상환 압박 등의 부담이 커져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 결국 일대 ‘주택 가격 하락’을 부추길 여지가 크다. 특히 여기에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수요 감소까지 가속화시키면 주택 시장은 ‘깡통전세’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진입하게 된다.

박원갑 위원은 “전반적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경우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집값 하락까지 이어지면 깡통주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은 “집값 하락은 단순한 수요-공급이 아닌 여러 변수가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즉각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차원”이라면서 “특히 일시에 공급이 쏠린 특정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어렵고, 경기 상황에 따라 곧바로 회복할 여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깡통전세는 물론 깡통주택까지 나타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다만 깡통주택은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60%인 상황에서 아파트값이 10억이라면 4억은 빠진다는 상황인데 그 정도도 빠지면 부동산 침체라기보다 국가 전체적인 경제 위기로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부동산 및 금융 규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주택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내년부터 입주대란 등 여러 악재가 상존해있는 만큼 정부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일시적 급락에 따른 ‘하우스푸어’ 등의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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