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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에 뒤숭숭한 삼성, '긴장 속 차분함 유지'


입력 2016.12.21 10:02 수정 2016.12.21 11:20        이홍석·이배운기자

특검 21일 수사 본격화...일상업무 차질

사장단, 올해 마지막 회의 참석...무거운 분위기 속 말 아껴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친 후 로비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친 후 로비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현판식을 갖고 본격 수사에 나선 21일 삼성 사장단 분위기는 긴장감 속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삼성 사장들은 대부분 평소와 같은 시간에 출근했지만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 등 특검 조사 대상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 마지막 삼성사장단회의가 열린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로비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침묵만이 흘렀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9시 현판식을 열고 국민연금 등 10여곳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미 특검팀은 19일과 20일 각각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연이어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를 앞두고 사실관계 및 정보 확인에 나섰다.

그래서인지 이날 회의 참석차 출근하는 사장단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출근하면서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6시30분께 로비에 모습을 보인 성열우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은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는지" 등을 묻자 "수고하신다"며 답을 피했다.

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차질을 빚고 있는 그룹경영이 특검 수사로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는 등 한층 뒤숭숭해진 분위기다.

그동안 이미 검찰의 3차례에 걸친 압수수색과 국회 국정조사로 인해 인사와 조직개편, 경영전략 수립 등 내년도 사업을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특검이 삼성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를 펼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그룹 내부 분위기는 한층 무겁다. 내부에서는 직원들에게 차분한 모습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일이 손에 잘 안 잡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그룹 한 관계자는 “이미 손을 놓고 있은지 오래됐다.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라 특검 수사를 앞두고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특검 수사를 주시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오전 서초사옥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개최된 수요사장단협의회도 이러한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순실게이트로 그룹 전체에 약 두 달가량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되다보니 사장단들은 대체로 굳은 표정들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났지만 쏟아지는 질문에는 인사와 미소로 답변을 대신하는 등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개 연말쯤에는 실적과 성과가 좋은 회사의 사장들의 표정이 밝은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그룹 분위기를 감안해 표정관리와 함께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글로벌 전략회의 내용 질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올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김기남 사장(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과 전영현 사장(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윤주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은 삼성이 전날 이웃돕기 성금으로 500억원을 쾌척한 것에 대해 “내년에도 많이 해야지”라고만 밝히는 등 대부분 사장단들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삼성사장단회의회에서는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이 '한국의 미래전망과 대책'이라 주제로 강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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