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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공백, 그래도 끄떡없는 두산 화수분


입력 2017.01.07 17:10 수정 2017.01.07 17:12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015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정수빈 군입대

김인태-정진호 주전 외야수 자리 놓고 경쟁 돌입

2015시즌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 ⓒ 두산 베어스 2015시즌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2016시즌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최다승 신기록(93승)을 세웠고, '판타스틱 4'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진 선발 투수들은 KBO 리그 최초로 선발 4명 15승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특히 시즌 MVP 니퍼트는 최고령 최소경기 2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타격에서는 김재환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과거 금지 약물 적발로 KBO 징계를 받은 전력으로 인해 빛이 바랬지만 팀 사상 단일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타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외야 한자리를 꿰찬 박건우 역시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도약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MVP,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팀 내 젊은 선수들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와중에 쓸쓸히 군입대를 택한 선수가 있다. 바로 2015시즌 한국시리즈 MVP이자 지난해 공수주 유틸리티로 요긴하게 활용된 정수빈이다.

야구에선 '가을에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이 우승한다'는 속설이 있다. 정수빈은 2015 한국시리즈에서 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타율 0.571, OPS(출루율+장타율) 1.647을 기록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3점포를 터뜨리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역대 한국시리즈 OPS 순위. 역대 한국시리즈 OPS 순위.

위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2015 한국시리즈에서 정수빈의 활약은 역대 한국시리즈를 통틀어 봐도 특기할 만 했다. OPS순으로 정렬된 상위 10위권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모두 스타플레이어이거나 KBO 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화려함은 거기까지였다. 군입대를 앞두고 확실한 존재감을 남길 것이라 예상된 정수빈의 2016년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벤치의 전폭적인 믿음 하에 테이블세터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나친 의욕과 반복되는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다. 6월 이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정수빈은 시즌 타율 0.242, OPS 0.624로 뒷걸음질 쳤고 지난달 8일 경찰청에 입대했다.

워낙 압도적인 전력을 구축한 두산이라 쓰임새가 많은 정수빈의 공백이 아쉽긴 하지만 치명적이진 않다. 그 공백을 메어줄 후보 군도 충분하다. 이 중 올해 주목해 볼만한 선수가 김인태와 정진호다.

천안북일고 출신 김인태는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 전 26경기에 출장해서 타율 0.406, 출루율 0.513, 장타율 0.688의 뛰어난 활약으로 2013 드래프트의 야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빠른 발을 십분 활용한 도루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5툴 플레이어로 관심을 모았다. 1라운드에서 지명되는 외야수가 드문 것을 감안하면 김인태에 대한 두산의 기대치가 상당했음 알 수 있다.

큰 기대 속에 두산에 입단한 김인태는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주전 외야수로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출루율 0.347, 장타율 0.467을 기록했다. 고졸 1년차 타자로서는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과포화 상태인 팀 외야 사정 상 시즌 종료 후 바로 경찰청 입대를 택한다. 경찰청 소속으로 맹타를 휘두른 김인태는 지난해 1군 무대에서 18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현재 두산 야수 유망주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7시즌 주목해봐야 할 김인태와 정진호. ⓒ 두산 베어스 2017시즌 주목해봐야 할 김인태와 정진호. ⓒ 두산 베어스

한편 올해 30세가 된 정진호는 유신고-중앙대를 거쳐 2011년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던 외야수다. 정진호 역시 두터운 외야 선수층으로 인해 입단 후 2시즌 만에 군대로 향한다. 상무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15시즌 1군 백업 외야수로 종종 모습을 보였지만 타율 0.234, 출루율 0.302 4홈런 18타점에 그쳤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최다 타점상을 수상하며 기대치를 높였던 터라 1군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2016시즌엔 잔부상에 시달리며 31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10월 4일 롯데와의 연장전에서 상대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진호의 끝내기에 힘입은 두산은 이날 승리로 2000년 현대 유니콘즈가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넘어섰다.

2015년 이후 KBO리그의 정규 시즌은 144경기로 대폭 늘어났다. 두산처럼 주전과 후보의 간극이 적고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두산에서 새로운 스타로 도약할 가능성을 가진 김인태와 정진호를 주목해 보자.


글: 이동석/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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