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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언어 넘어서야"…'검증대' 앞에 선 이재명
전문가 그룹,"'재벌 해체','의무복무기간 단축' 구체적 로드맵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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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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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wisdom@dailian.co.kr)
▲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선 주자 이재명'에 대한 검증이 점차 촘촘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촛불시위의 기세를 타고 날개를 단 이재명 성남시장이지만,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제도권 정치로 발을 디딘 만큼, 현실 정치인으로서 자격 여부에 대한 검증 요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시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9인이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토론회에 초청돼 경제 및 안보 분야 적폐 해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발표했다. 이날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의원 다수는 민주당 내 친문(친 문재인)계와는 거리가 있는 비주류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재벌 해체를 통한 공정한 경제질서 건설 △미군 철수까지 각오한 자주 국방 준비를 주장했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각각 엄정한 법 집행과 선택적 모병제 실시를 제안했다.

그는 특히 재벌 대기업을 '간접고용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규정한 뒤, "법을 제대로 세우는 것만으로도 노동조건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현행 주 60시간까지 허용하는 노동시간을 법대로 52시간까지 하고 △현재 0.8배만 지급하는 초과근로수당 역시 법대로 1.5배씩 주도록 하면, 대기업의 불법파견 사내하청 문제가 개선돼 수십만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또한 노동자의 근로소득도 최대 28조원 늘어나 생활 안정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한 미국 군사연구기관 발표 결과를 근거로 "미군이 없는 경우에도 한국은 세계 군사력 순위가 11위이지만 북한은 25위다. 2015년 발표는 한국 7위, 북한 36위"라며 "미국이 부당하게 분담금 등을 요구하며 미군 철수를 위협하는데, 미군이 주둔하기에 한반도만큼 좋은 데가 없다. 미군이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 △현재 군 의무복무 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하고 △대신 63만명의 현역병을 50만명으로 줄이되 △그 중 10만명은 전문 무기 및 장비를 다루도록 전문 교육을 시키며, 1인당 비용을 3000만원으로 측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그래도 3조원에 불과한 데다, 13만명을 감군하기 때문에 그 절감액으로 상당 부분 충당이 가능하다"며 "국민들의 복무 기간도 줄어드는 3중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토론회에서 앞서 이재명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에 대해 이날 토론자이자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 꼽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 시장이 기업 정책에 대해 '재벌 해체'라고 말했는데, 지난 10년 간 진보진영 내에선 재벌 개혁이냐 해체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며 "굳이 개혁이 아니고 해체라고 표현했다면, 뭐가 다른지를 제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이 그간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정부 여당에 대한 거침 없는 언행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지만, 실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때는 자극성이 강조되는 '정치인의 언어'를 벗어나 전문성과 구체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해체든 소수자만을 위한 기득권의 수단 아니라, 재벌이 국민경제 전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나도록 더 분명히 표현할 단어, 개념을 만들어야한다"고도 했다.

공정국가 건설 과정에서 시민의 권리뿐 아니라 '역할'과 '의무'가 강조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민주주의 수호의 주체로 나섰는데, 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만드는 데는 시민이 객체에 머문다고 생각하느냐"며 "이 시장을 비롯한 대선 리더들은 노동과 복지 등 시민의 권리만 강조할 게 아니라, 주체로서 시민의 책임도 분명히 강조해야한다"고 말했다.

복지정책이나 부자증세 등만을 강조하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의 '주체'로서 시민을 인식하지 못한 근시안적 사고라는 것이다. 그는 또 "부자증세만으로는 안된다.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세 등 전체 조세 체계의 순차적인 개편을 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역시 "이 시장이 '재벌 해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재벌개혁'의 방안으로 제시된 것과 차이가 없다"며 "재벌일가가 소유한 지분에만 국한된 주주건을 행사하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채 전문 경영인이 경영하는 기업구조라면 굳이 '해체'라고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선 소장은 또 △재벌 해체 과업을 현행 대통령 임기 5년 간 수행할 로드맵 △재벌 3,4세 승계 과정에서 증여세와 상속세를 제대로 내고 지배권을 승계받도록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부동산을 중심으로 극대화된 자산 불평등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시장이 앞서 성남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등 시정 관련 호평을 받은 것과 관련 "기조 지자체 차원에서 이룬 것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그대로 복제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며 "대규모 예산 낭비의 상당 부분은 건설 SOC예산에서 나오는데, 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대안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 시장은 “재벌개혁은 이미 많이 나온 말이기 때문에 정확히 의미전달이 안 된다. ‘재벌 해체’라 하면 다르지 않느냐”라고 답했고, ‘로드맵 부재’ 문제와 관련해선 “우선 합법이 강제되는 사회만 돼도 지옥이 천국으로 바뀔 수 있다”며 로드맵은 엄정한 법 집행 이후의 단계라고 주장했다. 또 SOC 예산 삭감 방안에 대해선 “안하면 된다”며 “성남시 공사 예산 통계를 뽑아보니 안하면 되더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박용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변재일 정성호 김상희 백재현 의원 등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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