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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傳] 시사교양 '썰전' '강적들' '외부자들'의 반란


입력 2017.01.20 09:36 수정 2017.01.23 17:21        민교동 객원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종편 시사 봇물

쉬운 접근 방식으로 시청자층 흡수 '인기'

'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종편 시사 봇물
쉬운 접근 방식으로 시청자층 흡수 '인기'

종편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층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채널A JTBC TV조선 종편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층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채널A JTBC TV조선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고 다소 어렵다. 방송이라는 큰 틀 안에서 존재의 가치는 분명하지만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방송 현실에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는 일 역시 상상할 수 없었다. 그나마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정도가 방송가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지난 1992년에 시작해 올해로 25살이나 된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시청자 층의 특성에 따라 정치 시사 관련 콘텐츠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종합편성채널. 이하 종편)이 등장하면서 이런 흐름이 조금씩 깨져갔다. 애초 종편이 각종 뉴스 프로그램과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공중파 방송사와 동일한 시청자 층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데에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한계로 인해 종편은 ‘시사’와 ‘건강’이라는 핵심 줄기를 바탕으로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집중했고 예능 역시 최근 소식이 아닌 과거 향수를 불러 모을 수 있는 과거 연예계 얘기에 입증했다. 또한 북한 관련 콘텐츠도 주효했다. 그렇게 종편은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막강한 공중파 방송사와의 경쟁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나마 JTBC는 개국 초기부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시청자 층을 공략을 시도했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여러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공중파 방송에서 다루지 않는 영역으로 눈길을 돌려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방식이었던 터라 초기에는 실패한 프로그램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서서히 그런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충격을 주기 시작했으며 곧 정상궤도에 올랐다. 요즘 방송가의 분위기는 케이블 채널 tvN과 종편 JTBC의 신선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을 주도해 나가는 것으로 분석해도 좋을 정도다.

이런 JTBC의 색다른 도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썰전'이다. MC 김구라는 중심으로 전문가 패널이 출연하는 토크쇼 형식을 띈 '썰전'은 시사와 예능을 적절히 조합해 쉽고 재밌어 다가가기 좋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완성됐다. 2013년 2월 시작된 '썰전'은 2016년 1월 ‘유시민 전원책’이라는 막강 조합을 캐스팅하며 완성형에 접어들었다. 진보 측 유시민 작가와 보수 측 전원책 변호사가 김구라와 호흡을 맞추며 뉴스의 뒷얘기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

2013년 2월 이철희 강용석 조합으로 시작한 '썰전'이 인기를 끌자 2003년 10월 TV조선에서 '강적들'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정아가 MC로 합류한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결국 출연이 불발됐고 강용석 이소라 김갑수 이봉규 김성경 이준석 등 6명이 첫 방송에 출연했다. 2014년 8월에 함익병, 9월에 박종진이 가세하며 더욱 탄탄해진 '강적들'은 '썰전'과 더불어 종편 시사교양 프로그램 계를 양분하는 프로그램으로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진정한 도약의 기회는 ‘최순실 게이트’가 됐다.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시사교양 콘텐츠가 어지간한 드라마나 예능,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해진 상황이 도래한 것. 급박한 상황 변화로 긴급 재녹화가 이뤄질 정도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특히 '썰전'의 기세가 무섭다. 심지어 마의 장벽처럼 여겨지던 시청률 10%까지 돌파한 '썰전'은 평균 8%대를 유지하며 한국 갤럽이 공개한 2016년 12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 결과에서 MBC '무한도전'에 이어 2위에 올랐을 정도다. 평균 3% 내외의 시청률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던 '강적들' 역시 최순실 게이트 이후 평균 4~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패널들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썰전'의 성공은 2016년 초부터 출연하기 시작한 유시민 전원책 조합이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방송에서의 맹활약에 힘입어 유시민 작가는 탄핵 정국이 시작되기 전까지 네티즌들이 가장 뜨겁게 원한 책임총리 후보로 언급됐을 정도다.

반면 '강적들'은 최순실 게이트를 앞두고 하차한 김갑수의 공백이 두고두고 아쉽다. 김갑수의 하차가 이뤄진 시점은 2016년 10월 중하순으로 최순실 테블릿 PC를 통해 본격적인 최순실 게이트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었다. 김갑수는 '강적들'에서 진보 진영의 목소리를 내는 패널로 출연해 보수 진영을 대변한 이봉규와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김갑수 VS 이봉규’라는 구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까닭에 두 패널이 다소 센 토크를 하며 대립 구도를 펼칠 지라도 상쇄되는 효과도 분명했다. 시청자들 역시 두 패널의 거침없는 대립 구도를 '강적들'의 장점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하필 ‘최순실 게이트’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강적들'은 김갑수를 잃었고 이로 인해 이봉규 카드도 과거의 강력함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로 인해 '강적들'이 '썰전'만큼 강력한 시청률 상승효과를 누리기 못한 것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채널A도 새로운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썰전'처럼 연예인 MC를 등장시켰는데 예능감과 무게감을 고루 갖춘 남희석이다. 여기에 정봉주, 전여옥, 안형환 등 토론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세 명의 전 의원에 SNS를 통해 영향력이 검증된 진중권이 가세했다.

‘정봉주 전여옥 카드’는 '강적들'의 과거 ‘김갑수 이봉규’ 카드와 비견될 만큼 강력하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외부자들'은 3점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시사교양에 예능 요소를 결부한 프로그램들이 종편 업계에서 큰 반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썰전'이 경쟁 프로그램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앞서가고 있지만 '강적들'와 '외부자들' 역시 각각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어렵게 재미없다는 인식을 깨트리는 데 일조하며 일반 대중이 정치 시사 이슈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들의 성장세는 종편업계 전반에 좋은 영향을 불어 넣으며 한국 방송계 전반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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