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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 ‘성큼’…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순항


입력 2017.01.09 15:02 수정 2017.01.09 15:11        이광영 기자

12일 본입찰...주가영향으로 매각가격 7000억원대 하락 가능성

12일 본입찰...박 회장 ‘개인자격’ 자금 조달 방안, 여전한 과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뉴스

12일 본입찰...주가영향으로 매각가격 7000억원대 하락 가능성
박삼구 회장 ‘개인자격’ 자금 조달 방안, 여전한 과제

오는 12일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불확실해 보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인수 시나리오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 자격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으로 난국을 타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1조원 규모로 예상됐던 매각가격은 주가 하락 영향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채권단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박 회장이 올해 목표로 세운 그룹 재건 계획도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 지분가치 6000억 하회...커진 협상력
채권단이 매각공고를 낸 지난해 9월 20일 주당 1만1200원이었던 금호타이어 주가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9일 오후 종가는 8930원으로, 매각공고 당시 대비 석달 반만에 2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점의 지분가치는 6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통상 지분 평가액의 30%로 책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져도 당초 제시된 1조원은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수의향자로 나선 링롱타이어, 더블스타,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인도 아폴로타이어는 이 같은 상황에서 매각 가격을 무리하게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인수의향자들이 써낸 가격이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공개입찰을 중단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과 협상으로 선회할 수 있다.

◆ 자금조달 해법, SPC 설립?
채권단은 제3자에게 청구권을 양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자금조달에 피인수 회사인 금호타이어나 다른 계열사들의 참여가 불가능하다.

박삼구 회장 개인이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앞서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3500억원가량의 빚을 져 단독으로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SPC 설립을 통한 자금 조달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SPC를 설립해 자금을 조달하면 개인 자격으로 마련한 돈에 해당돼 채권단 약정에 위배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중국계 기업인 켐차이나 등 우호 세력과 연대가 가능하다.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 채권단이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과 협상에 나선 것과 동일한 시나리오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달 16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친상 빈소를 조문한 뒤 켐차이나와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본입찰이 끝나봐야 알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SPC 설립은 검토 중인 자금 조달 방안 가운데 하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일부의 우려와 달리 과거 금호산업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회사 내부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력 라이벌 ‘SAIC’, 1조원대 입찰가 제시할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영향으로 최근 중국 정부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한 자국 기업에게 자본 유출을 최소화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로 인해 강력한 인수 라이벌인 중국 기업들이 입찰가를 낮게 써낸다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금호타이어의 기술력 및 중국 내 공장 확보 등 인수에 따른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변수다.

중국 후보 4곳 모두 국내외 IB와 로펌, 컨설팅펌, 회계법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자문단을 구성해 막판까지 인수전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이 사드 사태와 별개로 자국 타이어 산업 육성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입찰가격이 제시될 수도 있다.

예비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업체는 중국 SAIC로 58억8000만위안(9900억원)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아폴로타이어, 중국 더블스타, 링룽타이어, 지프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악화와 노사갈등 리스크, 지분가치 하락 등이 본입찰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입찰가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되느냐에 따라 박 회장의 결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박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올해는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다”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재차 드러낸 바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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