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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8개국 확대…한국에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17.01.11 07:48 수정 2017.01.11 12:1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FIFA 평의회 결정으로 본선 진출국 수 대폭 확대

자칫 본선 2경기만 치르고 탈락할 가능성도 있어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가 4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가 4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

월드컵 본선 48개국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평의회에서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출전국을 기존 32개에서 48개 팀으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월드컵 본선 단골손님이었던 한국 축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6장의 본선 진출권이 더 생기면서 산술적으로 6개 대륙연맹에 돌아갈 본선 진출 티켓이 2~3장씩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 대륙에 배정된 티켓은 4.5장인데 48개국 체제에서는 7장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 한국-일본-이란-호주 등 전통 강호들의 벽에 막혀 월드컵의 꿈이 번번이 가로막혔던 우즈베키스탄이나 중국을 비롯하여 중동팀들에게는 본선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한국 축구로서도 월드컵 본선진출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점은 분명 유리하다. 한국은 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8회 연속 본선무대에 개근한 아시아의 강호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이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확률은 극히 낮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가치는 더욱 떨어지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한국축구도 그동안 월드컵 본선무대를 꾸준히 밟으면서 언제부턴가 아시아 지역예선 통과 정도는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향후 대표팀 감독들에게 월드컵 본선행은 ’잘해야 본전‘이 라는 정도로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한 예선이 쉬워진 만큼 상대적으로 본선의 난이도는 더 올라가게 됐다. 48개국 체제에서는 본선이 3개 팀씩 16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륙별 안배와 FIFA 랭킹에 따라 조편성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선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보다 강한 2개팀과 한 조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무대에서 여전히 상대적인 약체로 분류되는 한국은 자연히 본선 상대국들의 ‘1승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운이 좋으면 1경기만 잡아도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해지지만, 반대로 강팀들과 만나게 될 경우 4년을 기다린 월드컵 본선이 단 2경기 만에 끝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약팀들이 월드컵 본선으로 한꺼번에 대거 유입될 경우, 대회 자체의 수준 하락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약팀들은 전력상 우위에 있는 강팀들을 상대로 수세적인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수준 낮은 ‘침대축구’나 ‘텐백 축구’ 등이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일상적으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고, 원정 최고 성적은 2010년에 거둔 16강이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이런 성적을 다시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월드컵 본선진출의 문이 넓어진 만큼 아시아 경쟁 국가들도 월드컵을 목표로 적극적인 투자 활성화 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한국도 앞으로는 체계적인 FIFA랭킹 관리와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기획의 수립이 불가피해졌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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