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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청약 2순위도 통장 필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


입력 2017.01.11 16:00 수정 2017.01.11 16:53        권이상 기자

깜깜이 분양, 지방 투기 수요 부추길 수도

청약 2순위 청약통장 사용 제도로 업계에서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는 주택청약종합통장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청약 2순위 청약통장 사용 제도로 업계에서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는 주택청약종합통장 모습.ⓒ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시행된 ‘청약 2순위 통장 사용 제도’가 실수요자들의 청약당첨 기대를 높이기는커녕 업계의 걱정만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초 11.3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로 조정대상지역에서 2순위 청약 신청을 할 때도 청약통장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묻지마 청약’으로 부풀려진 청약과열 현상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올 1월 청약시장은 대체로 경쟁률이 크게 하락하며 차분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신도시를 중심으로 청약과열이 진정되는 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청약을 받은 동탄2신도시 아이파크는 2순위에서도 모집인원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전 같은 지역에서 7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동탄2신도시 일대 분양관계자들은 “경기도 동탄신도시 일대는 수도권에서도 믿고 내놓는 알짜 지역에 꼽혔지만 이도 옛날이 됐다”며 “정부의 잇따른 청약 규제가 부동산 경기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분양시장에 찬물만 끼얹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 2순위 통장 사용은 생각보다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심각한 부작용도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투자수요를 잠재우기보다 덩달아 실수요자들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대내외적 영향으로 올해 부동산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 수요자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때문이다.

청약통장 사용은 이미 수요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순위 내 청약에 통장을 사용하면 지역에 따라 계약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1년, 최대 5년까지 재당첨 제한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순위 내 청약을 포기하고 선착순 분양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이를 노리고 고의적으로 ‘깜깜이 분양’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깜깜이 분양은 규정 상 한차례정도 모집공고만 내고 홍보 없이 조용히 청약일정을 진행해 의도적으로 미달시켜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선착순 분양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으로 건설사들은 이후 미분양 물량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계약률을 높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청약 미달을 걱정하는 것보다 계약률이 더 중요해 자체사업에 깜깜이 분양 전략을 쓰기도 한다”며 “그러나 실거주 목적 예비청약자에게는 깜깜이 분양이 유행처럼 번지면 아파트 정보 유실 가능성도 커져 불편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난 제주 등은 더욱더 청약경쟁 치열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에만 집중하던 투자자들이 대상지역 외 지역이나 지방으로 눈을 돌려 투자열기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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