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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김주성, 더 젊었을 때 변신했더라면


입력 2017.01.12 11:05 수정 2017.01.12 11:0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장신 빅맨임에도 최근 3점슛 시도와 적중률 높아

전성기 3점 장착했다면 덕 노비츠키 유형 됐을 수도

김주성은 벌써 2015-16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3점슛(32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 연합뉴스 김주성은 벌써 2015-16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3점슛(32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 연합뉴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베테랑 김주성은 올 시즌 ‘3점’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주성은 프로 데뷔 이후 주로 골밑 근처에서 활약하는 빅맨 역할에 충실했지만, 선수 생활 말년에 접어들며 내외곽을 넘나드는 전천후 포워드로 거듭났다.

데뷔 초기만 해도 3점슛은 한 시즌 내내 거의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벌써 52개의 3점슛(경기당 1.86개)으로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적중률은 무려 44.1%.

시즌이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김주성은 벌써 2015-16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3점슛(32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사실상 슛시도 횟수나 성공률 모두 장신 3점 슈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최근 김주성의 활동반경은 골밑보다는 외곽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 등 골밑 장악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뛰는 만큼 슛 범위가 넓은 김주성이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것이 팀플레이에 더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1월 11일 LG와의 홈경기에서 김주성은 이날 기록한 11점 중 3점슛으로만 3개를 성공시키며 9점을 따냈다. 2점슛(1/3)보다 3점슛 시도(3/5)와 적중률이 더 좋았다. 동부는 김주성의 활약에 힘입어 88-79 승리했다.

현대농구에서는 장신 선수나 빅맨들이 외곽슛을 장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빅맨이 정확한 외곽슛을 지녔지만 상대 수비를 그만큼 골밑에서 끌어내 공간을 창출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한국농구에서는 최근까지도 ‘빅맨=골밑플레이’라는 고정관념이 더 강한 편이었다.

서장훈이 전성기 빅맨임에도 지나치게 외곽으로 겉돈다는 지적도 받았던 것과 달리 김주성은 득점에 욕심을 내지 않았고  팀플레이에 충실한 스타일이었다. ⓒ 연합뉴스 서장훈이 전성기 빅맨임에도 지나치게 외곽으로 겉돈다는 지적도 받았던 것과 달리 김주성은 득점에 욕심을 내지 않았고 팀플레이에 충실한 스타일이었다. ⓒ 연합뉴스

은퇴한 서장훈은 한국농구에서 이러한 빅맨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서장훈은 현역 시절 3점슛만 438개를 성공시키며 적중률도 약 36%(438/1216)에 이르렀다. 대학 시절부터 장신임에도 정확한 중장거리슛을 보유했던 서장훈은 프로 진출과 함께 힘과 탄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슈팅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자신만의 무기로 완성시켰다.

많은 팬들은 "김주성도 좀 더 젊은 나이에 3점슛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말까지 한다. 김주성과 서장훈 모두 한국농구 역대 빅맨의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지만 김주성은 서장훈에 비해 좀 더 수비형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서장훈이 전성기 "빅맨임에도 외곽으로 겉돈다"는 지적도 받았던 것과 달리 김주성은 득점에 욕심을 내지 않았고 팀플레이에 충실한 스타일이었다.

김주성이 공격에 조금 더 욕심을 내는 스타일이었고 3점슛을 좀 더 일찍 장착했더라면 향후 그의 커리어와 KBL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김주성은 205cm의 장신임에도 민첩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갖춰 포워드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주성은 빅맨으로서 몸싸움이나 파워가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KBL이 아닌 다른 리그에서 뛰었다면 김주성은 어쩌면 덕 노비츠키(댈러스)나 케빈 듀란트(GSW)같은 유형의 선수가 됐을지 모를 일이다. 김주성이 어느덧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향해가고 있는 지금도 김주성의 전성기와 비교할만한 운동능력이나 농구센스를 지닌 장신 포워드가 나오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면 더 아쉬운 상상이기도 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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