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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민심으로 '낮게' 정치권은 '멀리'


입력 2017.01.13 11:50 수정 2017.01.13 14:07        이충재 기자

역대 대통령 묘소 참배 '화합과 통합' 메시지

'나는 시민이다'...'반기문폰트' 화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민심을 향한 낮은 행보에 나섰다. 13일 반 전 총장의 정치인으로 첫 일정은 국립현충원 참배였다. 통상 대권주자들의 첫걸음이 시작됐던 곳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이승만,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현충원에 안장된 역대 모든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특정 전직 대통령 묘소만 참배하는 기존 정치학의 셈법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야권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건너뛰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찾는 등 현정부와의 차별성과 야성을 강조해왔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 애국지사 묘역, 6.25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 등을 차례로 찾았다.

반 전 총장은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용사, 무명용사, 애국지사, 또 전직 대통령들, 우리 사회 각계 지도자들, 그분들의 아주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번영과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증-통장 만들며 '나는 시민이다' 메시지

반 전 총장은 현재 거주지 관할인 서울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을 신고한다. 또 국민은행에서 국내 계좌도 계설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엔이라는 장외 무대에 있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시민으로 돌아왔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전날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한 것도 시민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행보의 일환이었다. 직접 공항철도 승차권을 구매하고, 편의점에 들러 생수 한 병을 사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이날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에게 전화 드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원수이시고, 새해 때 인사를 못 드렸는데, 하여튼 전화를 한번 드리는 게 마땅치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삐뚤빼뚤' 글씨체도 화제…'반기문폰트'로 명명돼

반 전 총장의 '삐뚤빼뚤' 글씨체도 화제다. 정치인으로서 공식행사에 참여해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반 전 총장의 글씨체도 관심의 대상이 된 것. 그만큼 반 전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치 초등학생이 쓴 것처럼 삐뚤빼뚤한 글씨체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기문폰트'로 불린다. 다만 "글씨 참 못쓴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엘리트 관료' 이미지 벗기 위한 글씨체인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표적인 '정치권 악필'로 꼽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특유의 글씨체인 '철수폰트'로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정치인이 된 후 가장 예상과 다른 것은 방명록 쓰는 일이었다"며 "생각지 못한 난관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 살피소서"라고 썼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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