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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정당 선택' 향방 따라 출렁대는 정계개편 시나리오


입력 2017.01.18 16:28 수정 2017.01.18 17:06        이충재 기자

'선 바른정당, 후 보수통합' 가능성…"국민의당과 멀어져"

비문재인 '빅텐트' 구상도…문재인 지지율 추월 선결과제

<B>'우향우?'</B>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13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며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우향우?'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13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며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반기문발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적 행선지에 따라 대권지형 변화는 물론 '반기문행 탈당행렬' 등으로 각 정당의 전열재정비도 불가피하다.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모호함…바른-국민 '혼란'

아직까지 반 전 총장과 이념-정책노선을 같이하는 정당을 찾기 어렵다. 반 전 총장의 '애매한 스탠스'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했다. 모든 정당과 연대가 가능한 지형이지만, 역설적으로 어떤 정당과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 좌표설정이다.

오른쪽부터 '새누리당-바른정당-국민의당-민주당-정의당'으로 세워진 정치 지형도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사이쯤에서 고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을 사이에 둔 두 정당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서히 오른쪽으로 향하는 발걸음 "보수층 확실히 끌어안아야"

최근 반 전 총장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핵심 현안인 사드 배치에 대해 찬성 입장을 선언한 것으로 시작으로 서서히 오른쪽으로 걸음을 떼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위치에선 '바른정당' 쪽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어차피 보수를 끌어안고 가야 문재인과 1:1로 붙을 것 아니냐"고 했다. 바른정당에 자리를 잡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더 오른쪽으로 보폭을 넓혀 새누리당과 '보수대통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 전 총장 지지율의 주축인 전통적 보수층과 TK(대구‧경북)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여전히 강세라는 점을 고려한 시나리오다.

그럼에도 반 전 총장의 슬로건인 '대통합'이나 '비문(비문재인) 연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여기엔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청과 국민의당 기반인 호남을 잇는 '뉴DJP 연합론'이 승리 방정식이라는 해석이 작용하고 있다. 이 경우 자연히 전통적 보수층 및 TK(대구‧경북)민심과는 멀어지는 단점이 있다.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시민들에게 엄지를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시민들에게 엄지를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빅텐트'로 모여라?…문재인 지지율 뛰어넘기 '관건'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여야를 아우르는 연대론인 '빅텐트'논의도 현재진행형이다. 반 전 총장이 3지대에서 깃발을 들면 정치세력이 모여드는 시나리오다. 연대 대상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다. 텐트의 핵심 축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다.

관건은 지지율이다. 반 전 총장과 인간적 관계나 같은 정책노선, 이념으로 뭉친 집단을 단기간에 구성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텐트 안으로 들어갈 이들이 보는 것은 승리 가능성이다. 문 전 대표를 위협할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스몰텐트'가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금배지를 달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정치적 도전이다. 반 전 총장이 중도 포기하거나 주저앉을 경우 정치미아가 된다.

캠프에선 '반기문-김종인-손학규'연대 필승전략 판단

빅텐트의 인적 기틀인 '반기문-김종인-손학규' 연대로 연대의 폭을 넓히는 것은 반 전 총장 측이 선호하는 또 다른 그림이다. 반 전 총장 캠프에선 당선 가능성만을 놓고 봤을 때 가장 유리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70대 트리오'에 합류해 킹메이커를 자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빅텐트가 가능하려면 '대세론' 수준의 지지율이 필요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빅텐트로 현역의원이 모인다는 것은 그쪽 사람들의 상상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대선에서 고건 전 총리가 지지율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 단 한 명도 고건캠프로 가지 않았다. 당시 고 전 총리도 여야의 중간 지대에서 애매한 위치에 섰고, 결국 대선레이스를 중도 포기해야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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