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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2회 남긴 '도깨비',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입력 2017.01.21 08:48 수정 2017.01.21 08:49        부수정 기자

김은숙 작가·이응복 콤비 연타석 홈런

공유 신드롬…최고 시청률 경신 관심

배우 공유 김고은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배우 공유 김고은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김은숙 작가·이응복 콤비 연타석 홈런
공유 신드롬…최고 시청률 경신 관심


"주말이 지나면 도깨비가 진짜 무로 돌아가버리니...벌써 마음에 비가 내리네요."(드라마 '도깨비' 시청자)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종영까지 딱 2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지난해 대박을 친 KBS2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만난 이 드라마는 '불멸의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는 판타지적인 캐릭터 요소를 맛깔나게 버무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결말이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안방극장을 '도깨비 앓이'로 물들인 '도깨비'가 마지막회에서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도깨비'는 지난해 12월 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평균 6.9%(닐슨코리아 케이블·위성,·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전국기준), 최고 9.3%를 기록하며 '응답하라1988'의 첫 방송 시청률(평균 6.7%, 최고 8.6%)을 뛰어넘었다. '응답하라 1988' 20회가 기록한 18.8%를 '도깨비'가 돌파할지 관심이 쏠린다

종영을 앞두고 '도깨비'가 거둔 성과를 뜯어보자.

배우 공유 김고은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배우 공유 김고은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갓은숙의 새로운 도전 '성공적'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등 로맨틱 코미디에 강한 김 작가는 '도깨비'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썼다 하면 대박을 터뜨린 김 작가는 그간 오글거리고, 말랑말랑한 멜로에만 특화됐다는 비판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 '도깨비'에서는 '생과 죽음'이라는 삶의 근원을 짚어내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온전히 죽지 못해 939년을 살아가는 도깨비 김신(공유)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봐야만 한다. 누군가는 오래 살아서 좋겠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건 고통이자 상처다. 도깨비에게 생은 기쁨보다는 벌에 가깝다.

저주를 풀 방법은 가슴에 꽂힌 검을 뺄 도깨비 신부를 만나는 것.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 우기는 지은탁(김고은)을 만난 사랑에 빠지지만 예상치 못한 가혹한 운명에 마주한다. 자신이 죽어야 은탁이 산단다.

'도깨비'라는 허무맹랑한 소재가 공감을 얻는 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두렵지만, 보편적인 이치를 드라마가 길어 올리기 때문. 도깨비, 지은탁, 저승사자(이동욱) 등 생과 사를 넘나드는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운명을 보노라면 마음이 쓸쓸해진다. 삶과 죽음의 공존이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셈이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뛰어넘은 '울림'과 '공감'이 '도깨비'엔 있다.

드라마는 또 귀신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권선징악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쁜 짓'을 한 인간들을 벌준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착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살아가는 요즘 세상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힐링이었다.

인간에 대한 김 작가의 연민과 따뜻한 시선도 전달했다. 저승사자가 고시원에서 죽은 학생에게 "이생에서 고생했다. 다음 생으로 가"라고 말한 장면, 은탁의 엄마 친구로 나온 한 귀신이 은탁을 돕는 장면, 천국으로 가게 된 시각장애인에게 저승사자가 "먼저 간 게 마음이 쓰였나 봅니다. 아까부터 (해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한 장면 등에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배우 공유 김고은은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tvN 배우 공유 김고은은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tvN

공유 신드롬, 그리고 김고은

'도깨비'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주역은 주인공 도깨비로 분한 공유다. 공유는 2007년 방송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영화 '부산행'과 '밀정'으로 각각 천만, 750만 관객을 동원한 그는 '도깨비'로 흥행 정점을 찍었다. 영화보다 대중의 반응이 폭발적인 안방에서 대박을 친 것이다.

김 작가가 몇 차례 러브콜을 보낸 끝에 드라마에 출연한 공유는 900살 넘은 '도깨비', 이 전례 없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현실에 발붙이게 한 장본인이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슬픈 운명의 캐릭터를 원숙하고, 노련한 연기를 담아냈다. 힘들고 외롭게 살아온 김신에게 연민을 느끼는 건 공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 덕이다. 슬픈 눈빛과 나지막한 목소리를 활용해 재주를 부리는 모습에서 감탄이 나온다. 공유의 눈빛과 목소리가 이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다.

그가 내뱉는 대사는 매회 화제다. 공유가 읊은 시 '사랑의 물리학' 중 '제비꽃보다 작은 저렇게 하늘거리는 계집애가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고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떨어졌다. 첫사랑이었다'가 대표적이다.

"이 삶이 상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으나 결국 나의 생은 벌이었다, 그 누구의 죽음도 잊히지 않았다"는 대사는 시청자의 가슴을 찔렀고,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는 달콤한 사랑 고백이었다.

배우 공유는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제2 전성기'를 맞았다.ⓒtvN 배우 공유는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제2 전성기'를 맞았다.ⓒtvN

13회에서 도깨비가 무로 돌아갈 때 마지막으로 은탁에게 한 대사는 시청자들을 울렸다. "널 만난 것이 상이었다. 비로 올게. 첫 눈으로 올게. 그것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볼게. 나도 사랑한다. 그것까지 이미 하였다."

'도깨비'를 통해 시청자들은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공유에게 굴러 떨어졌다.

도깨비의 사랑을 듬뿍 받은 지은탁 역의 김고은도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1회에서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 사랑해요"라도 당돌하게 외친 김고은. 그녀의 한 마디에 시청자들의 차가운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김고은은 실제 나이보다 어린 캐릭터도 맞춤옷을 입은 듯 표현한다. 특유의 사랑스럽고 맑은 이미지는 훨훨 날아올랐다.

사실 '도깨비'에서 김고은이 캐스팅됐다는 얘기가 들렸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은교'로 혜성처럼 나타난 김고은에겐 '과대평가된 배우',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논란에도 김고은은 '차이나타운', '치즈인더트랩', '계춘할망'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20대 중반에 교복을 입고 여고생으로 분한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건 특유의 맑은 이미지 덕이다. 20대 배우 중에 지은탁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몇 안 된다. 고등학생의 발랄한 면모를 갖춘 동시에 공유와의 로맨스도 가능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고은은 캔디 캐릭터로 빠질 수 있는 은탁을 자꾸만 마음 쓰이게 만든다. 은탁이 가엾고 안타까운 건 남을 미워하지 않는 착한 성품 덕이다. 김고은은 선한 은탁을 자기만의 캐릭터로 소화하는 솜씨를 부린다.

'도깨비'는 김고은이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는 계기가 됐다.

배우 공유 김고은 이동욱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배우 공유 김고은 이동욱 주연의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21일 종영한다.ⓒtvN

'재발견' 이동욱·유인나

김 작가는 주연 배우 외에도 서브 배우(두 번째 역할 맡은 배우)를 발굴하는 데 훌륭한 능력을 지녔다. '태양의 후예' 김지원·진구, '파리의 연인' 이동건, '시크릿가든' 윤상현·김사랑, '상속자들' 김우빈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작품에선 저승사자와 써니로 각각 분한 이동욱과 유인나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저승이' 이동욱의 재발견이 놀랍다. 1999년 MBC 드라마 '베스트극장 - 길밖에도 세상은 있어'로 데뷔한 이동욱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마이걸'(2005)에서 한 차례 대박을 터뜨린 그는 이후 여러 작품에 등장했으나 '이동욱' 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도깨비'에선 이미 '저승이'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무섭기만 했던 저승사자는 긴 기럭지와 뽀얀 얼굴의 이동욱과 만나 신선한 매력을 발산한다. 저승사자가 이렇게 멋있을 줄이야. 저승사자를 어루만지고 싶게 하는 마성에 헤어나올 수 없다. 남모를 사연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에 시청자가 함께 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슬픈 운명을 받아들이는 촉촉한 눈빛도 '심쿵' 포인트. 공유, 김고은과 티격태격하는 재미는 덤이요, 특히 공유와의 남남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가 기대 이상이다. 이동욱에게 '도깨비'는 인생작으로 남을 전망이다.

배우 유인나는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tvN 배우 유인나는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tvN

유인나도 빼놓을 수 없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걸크러시(여자도 반하는 멋진 여자) 매력이 돋보인다. 인형 같은 외모에 감미로운 목소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당찬 여성 캐릭터를 구축했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안방에 데뷔한 유인나는 '시크릿 가든'에서 김 작가와 호흡한 바 있다. 김 작가의 두 번째 부름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그는 증명했다.

톡톡 튀는 조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삼실할매 역의 이엘은 매회 강렬한 '레드 슈트'를 입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와 독보적 존재감을 뽐냈다.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강점이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 육성재는 유덕화로 분해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또 한 명의 '연기돌'(아이돌 연기자) 탄생을 알렸다.

영화 '내부자들'로 이름을 알린 조우진은 김 비서 역을 맡아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개성과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 몸에 꼭 맞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 탄탄한 대본, 영화 같은 연출이 버무려져 진수성찬 '도깨비'가 완성됐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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