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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올인’하는 세 가지 이유


입력 2017.01.19 17:02 수정 2017.01.19 18:02        이광영 기자

'그룹재건·수익성 확보·경영 승계'…박삼구 회장 인수 의지 강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그룹재건·수익성 확보·경영 승계’…박삼구 회장 인수 의지 강력

금호타이어 인수전 2라운드 막이 올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 더블스타 간 양자 대결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모든 것이 걸린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의 인수 의지는 더욱 강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으면 행사하는 게 맞고 자금 조달을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자금 조달이 녹록하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도 박 회장이 이처럼 인수 의지를 불태우는 까닭은 금호타이어가 ‘그룹재건’의 마지막 퍼즐조각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그룹 역사를 함께한 상징적인 회사다.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1946년 금호고속을 창업해 승승장구했으나 양질의 타이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1960년에 만들어진 회사가 금호타이어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성공하면 그룹 정통성을 재확립하는 것은 물론 박 회장 자신의 입지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금호타이어는 향후 그룹의 ‘캐시카우’가 될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그룹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등 실적에서도 비중이 크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업계 2위, 글로벌 타이어업계 14위 기업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4개국에 9개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1조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중국, 인도 등 해외 자본이 탐낸 이유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교두보 마련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갈 경우 국부 유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첨단기술을 유출했던 사례가 있다. SAIC는 2009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쌍용차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빚는 등 투자 없이 기술만 유출됐다는 지적이다.

하이닉스 LCD사업부(하이디스) 역시 2002년 중국 BOE로 넘어간 뒤 4000여건이 넘는 기술을 모두 빼앗기는 등 4년 만에 부도 처리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로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은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업체들은 더블스타의 인수에 따른 새로운 경쟁구도 형성보다는 박 회장의 인수로 기존 구도가 유지되길 바라는 눈치다.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장남인 박세창 사장으로 3세 경영 승계를 완성하기 위한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도 금호타이어 인수가 절실하다.

실제 박 사장이 떠안은 최대 현안도 ‘금호타이어 인수’다. 박 사장은 5년 만에 2014년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었다.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네이밍 스폰서로 엑스타 레이싱팀을 창단하며 세세한 부분까지 챙긴 바 있어 금호타이어를 향한 애착은 남다르다. 이번 인수 성패에 따라 박 회장은 물론 박 사장의 경영 능력도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회장은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인수 대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NH농협은행과 중국 캠차이나 등 금융사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단은 오는 2월 중순께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묻게 되며 박 회장은 이로부터 30일 안에 용단을 내려야 한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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