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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만 대권후보' 일변도…'확장성' 스스로 거세


입력 2017.01.20 08:12 수정 2017.01.20 11:29        전형민 기자

전대 후 '빅텐트론' 사라져,지도부 "안철수" 한목소리

'안철수만' 찾는 바람에 잠재된 '확장성' 기 못펴

국민의당이 1·15 전당대회 과정서 불거진 당내 '자강론'과 '연대론' 논란을 '자강론'으로 정리하며 빠르게 교통정리하고 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이 1·15 전당대회 과정서 불거진 당내 '자강론'과 '연대론' 논란을 '자강론'으로 정리하며 빠르게 교통정리하고 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15 전대 이후 쏙 들어간 '빅텐트론', 지도부 한목소리 "안철수"
'안철수만' 찾으며 국민의당 강점이었던 '확장성' 안보여


국민의당이 1·15 전당대회 과정서 불거진 당내 '자강론'과 '연대론' 논란을 빠르게 '자강론'으로 정리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당내 대선후보 경선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한 후보만을 위해 마치 '짜맞춘 듯한'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당의 유일한 '강점'이었던 '확장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당은 전대 이후 발빠르게 안 전 대표 중심의 대선체제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15일 전대를 통해 대표로 선출된 박지원 대표가 그 선두에 섰다.

전대 전까지 "개헌에 찬동하는 손학규, 정운찬, 심지어는 반기문 총장 등을 다 받아들여 총선민의로 확정된 제3지대 국민의당에서 강한 경선을 하겠다"며 외연확장을 이야기하던 박 대표는 18일 MBC라디오에 출연 "반 전 총장에 대해 국민의당은 문을 거의 닫았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에 대한 준비와 실력, 비전을 갖춘 인물은 감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안 전 대표 밖에 없었다"며 사실상 당의 대권주자로 '안 전 대표만'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최고위원들은 한 술 더 떴다. 문병호·김영환 최고위원은 전대 기간 내내 '안철수만이 당의 대통령 후보'라며 노골적으로 '안철수 마케팅'을 펼쳤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과거 안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제일 먼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인사고 손금주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안철수계 초선 의원이다. 당 최고지도부가 전부 '안철수 대통령 후보'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지도부.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15일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지도부.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안 전 대표를 '집중지원'하는 데는 추락한 당 지지율이 고착화되는 것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당내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천정배 전 대표나 대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정동영 의원이 있지만 이들이 '국민의당'을 띄울 만한 대중지지도나 대표성을 가지진 않는다"면서 "결국 당도 살고 당 대통령 후보도 살려면 '안철수밖에 없다'라는 대전제에서 모두 동의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안철수 일방통행'이 국민의당이 그간 갖던 강점인 '확장성'을 스스로 거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단 한 번,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26~28일 조사 외엔 뛰어넘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대선주자로 계속 남았던 이유는 '확장성'이었다. 스스로를 '중도'로 규정하며 각각 '진보'와 '보수'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세력을 껴안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실제로 지난해 총선에서 그 위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포스트 총선' 이슈였던 사드 배치 문제에서 민주당보다 '더 왼쪽'으로 자리잡은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안철수의 딜레마'다. '진보'와 '보수' 양쪽의 지지 일부분을 기반으로 '시소의 양 끝에 양발로 서 있는 듯한 모양새'인 안 전 대표는 이슈에 한 쪽으로 치우친 의견을 낼수록 다른 한 쪽의 지지를 잃는다. 그리고 이런 일이 지속될수록 잃었던 표는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 '문재인 빼고 다 모아서' 붙어야 해볼만한 안 전 대표의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안철수 지지는 손학규·정운찬 등 다른 주자들의 합류를 저해하면서 오히려 입지를 좁게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주자들이 단지 '곁다리 소품' 역할을 위해 국민의당 아래 모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면서 "10%도 채 안돼는 당과 당의 유력 주자 지지율을 어떤 식으로든 누구든 끌어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금과 같은 '안철수 일방통행'은 안 전 대표나 당의 지지율이 계속 정체될 경우 약해지거나 무너질 수 있다. 당내에서는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체 집권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야권연대론이나 타후보에 대한 지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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