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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잃어버린 세 개의 '옥구슬' 찾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1.20 00:00 수정 2017.01.20 08:09        이슬기 기자

'호남 민심'·'중도층 지지'·'야권연대' 얻어야

'호남 민심'만 해도 야권후보에겐 대선승리 필수조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2월 2일 국회 앞에서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을 촉구하는 현장 연설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2월 2일 국회 앞에서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을 촉구하는 현장 연설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대세론’의 기세가 쉬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갈지자 행보로,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조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설 만한 비슷한 체급의 상대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다만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실현할 ‘세가지’를 거머쥐지 않는 한, 당선을 장담키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세가지는 '호남 민심'과 '중도층 지지', 그리고 '야권연대' 등이 꼽힌다.

야권 대선 후보에게 ‘호남 민심’은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 전 대표는 호남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약 108만 표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문 전 대표의 득표율은 △전남 89.3% △광주 92.0% △전북 86.3%였다. 하지만 ‘친문 패권주의’ 논란으로 발생한 분당 사태와 국민의당 창당으로 호남 세력이 대거 이탈했고, 결국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완패했다.

물론 최근 여론조사 결과,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일찍이 넘어선 상태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을 계기로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급변을 거듭하긴 했지만, 선두는 변함이 없었다.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이들의 광주·전남·전북 지지율은 △12월 21일 문재인 27.6% 안철수 17.1% 반기문 8.5% △12월 28일 문재인 31.2% 안철수 14.4% 반기문 12.2% △1월 4일 문재인 37.6% 안철수 8.9% 반기문 17.6% △1월 11일 문재인 31.7% 안철수 21.1% 반기문 7.8% △1월 18일 문재인 34.9% 안철수 16.3% 반기문 5.2%를 기록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치상의 결과일 뿐, 호남 내 반문(반 문재인)정서는 여전히 존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 내 광주 출신 당직자는 “여론조사는 말 그대로 여론조사다. 당장 동네 내려가면 아직까지도 ‘문재인은 싫다’는 분들이 상당수”라며 “일단 대선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여론조사에선 문재인이라고 누르더라도 호남에선 문재인에 대한 불신이 그리 쉽게 지워질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동일 조사 결과, 호남 주민 중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 11일과 18일 각각 21.9%, 18.2%까지 치솟았다. 야권의 심장부에서 나온 수치라 하기엔 이례적인 결과다. 게다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제3지대 주도 세력’을 자처하고 나선 만큼, 향후 국민의당이 어느 후보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호남 민심은 얼마든지 양분될 수 있다.

중도층 지지를 얻는 것도 관건이다. 최근 문 전 대표는 대통령 탄핵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입장을 번복했다. 중도층을 겨냥한 '우 클릭'이지만 일각에선 표를 의식해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공약 1호를 통해서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재벌규제’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 때 내놓은 경제공약보다 더 ‘좌 클릭’ 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처럼 문 전 대표로서는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의 표심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전 대표와 야권연대 가능성은 짙은 안개 속이다. 지난 대선에선 안 전 대표의 사퇴로 어렵사리 일대일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야권은 고배를 마셨다. 반면 이번 대선의 경우, 조기 대선 현실화와 원내 4당 체제로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복잡해졌다. 국민의당을 비롯한 비문(비 문재인) 진영에서 너도나도 ‘빅 텐트’의 기둥을 세우겠다며 나서는가 하면, “친문과 친박 빼고 다 모이자”는 구호가 공공연히 나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야권에서는 ‘4자 구도설’까지 회자된다. ‘문재인 vs 안철수 vs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제3세력 vs 친박 후보’ 간 4자 대결이 치러질 거란 전망이다. 민주당 차원에선 야권이 대선을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 측 일부에선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해묵은 합종연횡을 하느니 ‘문재인 vs 비문재인’ 구도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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