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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영 측의 엉뚱한 해명, 욕설이 문제가 아니다


입력 2017.01.22 07:00 수정 2017.01.22 07:04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스타의 영원한 '갑질' 스태프가 종인가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 두바이편 관련 논란에 대해 서인영의 소속사에서 사과문을 내놨다. 영상 속의 욕설은 타인에게 한 것이 아니라 서인영이 스스로 감정이 격해져 무심코 한 것이라며, 촬영 현장에서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었다.

만약 서인영이 갓 데뷔한 걸그룹이었다면 욕설을 입에 담은 것 자체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대중은 어린 걸그룹에게 순수한 이미지를 기대하기 때문에, 남을 향한 것이건 아니건 욕설을 입에 올린 자체만으로도 대중이 크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서인영은 이미 그런 걸그룹 활동 시기를 지났기 때문에 욕설이 그렇게 치명적인 이슈는 아니다. 만약 캐릭터가 조신한 성격이었다면 대중이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서인영은 원래 센 캐릭터였기 때문에 감정이 폭발해 욕설을 했다고 해도 대중이 받을 충격이 크지 않다. 따라서 욕설 그 자체만으로는 서인영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 사과를 했는데도 말이다. 이것은 애초에 서인영 논란의 핵심이 욕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일은 ‘님과 함께’에서 서인영이 갑자기 하차한 후, 제작현장에 있었다는 누군가가 인터넷 게시판에 폭로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그 글에서 필자는 서인영의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인해 스테프들이 너무나 힘들었다며 여러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스태프들은 일반석이고 서인영 커플만 비즈니스 좌석으로 배려해줬는데도 현장에서 일등석으로 바꿔달라고 했는가 하면, 해외 촬영 중에 스케줄을 거부하고, 지각을 수시로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메인작가에게 자기 짐을 들게 하고, 자신에 대한 예우가 기대에 못 미치자 작가에게 막말까지 했다고 한다. 마지막 날엔 자신에 대한 대접이 소홀하다며 촬영을 펑크 내고 귀국했는데, 머리모양 담당 개인스태프를 현지에 방치하고 매니저만 대동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이야기가 대중을 불편하게 한 이유는, 서인영이 스스로 분에 못 이겨 했다는 욕설이 아니라 스타의 갑질에 있었다. 제작진이 나름 배려해줬는데도 계속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며 스태프들을 하대하고, 마지막엔 의전이 마음에 안 든다며 일을 망치기까지 했다는 내용 말이다. 자신의 개인 스태프를 해외에 방치했다는 것도 황당하다.

일반 제작 스태프들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다. 스타가 진상을 피면 휘둘릴 수밖에 없는 위치다. 네티즌도 이런 역학관계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서인영의 갑질을 문제 삼는 것이다. 스태프를 배려해주기는커녕 하인 대하듯 했다는 대목 말이다. 그런데 소속사의 사과 혹은 해명은 욕설에 대해서만 나왔다. 문제의 핵심을 빗겨간 엉뚱한 해명을 한 셈이다. 이러니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물론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폭로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하고, 사실이라면 욕설을 넘어서서 갑질 부분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사과다.

함께 촬영했던 크라운제이는 이와 관련해 ‘섣불리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폭로글이 터무니없다면 아니라고 했을 텐데 조심스럽다고 한 것 자체가 폭로글의 내용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나중에 한 인터뷰에선 ‘인영이도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다’며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것도 폭로글의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렇기 때문에 욕설에 대한 사과문을 내놨어도 대중이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갑질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시기다. 재벌3세, 정유라 같은 사람들만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도 촬영현장에서 스태프들에 대해선 절대갑일 수 있다. 센 캐릭터와 약자에게 갑질하는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 불의를 못 참는 다혈질 센 캐릭터까지는 대중이 받아들여도 갑질 무개념 캐릭터라면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 또는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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