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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분석] 문재인과 반기문 SWOT 분석해보니


입력 2017.01.23 10:32 수정 2017.01.23 11:07        고수정 기자

문재인·반기문·이재명·안철수 등 잠룡 8인 분석

대선 레이스 설 전후 본격화...합종연횡·정계개편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국 판도가 요동친다. 여야의 차기 주자들은 새 정치를 갈망하는 촛불민심을 받들어 설 전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추격이 매섭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를 속단하긴 이르다. 주자들의 합종연횡과 정계개편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대선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강점과 기회를 부각하고 약점과 위협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이에 ‘데일리안’은 여야 차기 주자 8인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험(threat) 요인, 일명 ‘SWOT’을 분석했다.



문재인 ‘인지도·견고한 지지층’ 강점 ‘확장성’ 약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견고한 지지층이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낙방하고 ‘대선 재수생’의 길을 걸어오며 쌓은 인지도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서 물려받은 ‘친노(친노무현)’ 조직은 그의 대세론을 형성하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보수의 10년 집권 후유증과 국정 농단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정권 교체 열망은 문 전 대표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 정치 입문에도 그의 지지율이 흔들림 없는 이유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타 주자보다 월등히 높지만, 현재 30%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이어진다면 그의 지지율은 과반을 넘진 못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변수에 따라 대세론이 꺾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중도층 표심이 향후 대선의 승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은 친노와 진보 진영에 쏠려 있다. 반(反)문재인 세력을 모두 모으는 ‘반문연대’ 현실화 가능성, 이재명 성남시장·박원순 서울시장 등 당내 타 주자들의 공격은 문 전 대표의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인지도·신선함’ 강점 ‘취약한 정치 기반’ 약점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며 쌓아온 인지도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최대 자산이다. 정치 신인으로서의 신선함과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은 그가 국정 철학이나 정치 비전 등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보수 진영에 강력한 후보가 없다는 점도 반 전 총장에게 기회다. 정계 개편의 ‘핵’으로 불리는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는 향후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차단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치색이 덜 한 주자로 인식돼 여야와 중도 진영의 표심을 동시에 끌어당길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하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데에서 따르는 취약한 정치 기반은 반 전 총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조선대 강연 논란, 위안부 합의 입장 관련 논란 등은 반 전 총장의 몸값 하락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 때문에 연대 대상으로 고려됐던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반 전 총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반 전 총장과 주변 인사들에 대한 각종 의혹은 안정적 대권 가도를 위협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본인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주현 씨는 뇌물죄 혐의로 미국에 기소됐다.


이재명 ‘사이다 발언’ 강점 ‘국정 경험 無’ 약점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의 최대 무기는 ‘사이다(속이 시원하다는 뜻)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빠르고 선명한 메시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했으며, 이는 이 시장이 강성 야권 주자로 발돋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사이다 발언’ 등이 가미된 탁월한 대중연설 능력에 따른 대중 친화력 또한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염증도 이 시장의 입지를 굳히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과 장관 등 특별한 국정 경험이 없다는 건 이 시장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강성 발언을 통해 강력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지만, 오히려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을 견고하게 다지는 역할을 해 마라톤에서 선두그룹을 이끌어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시장의 당내 기반이 부족한 탓에 ‘문재인 대세론’이 고착될 경우 경선을 뚫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인지도’ 강점 ‘취약한 당내 조직’ 약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의 최대 강점은 ‘성공 신화’에 따른 인지도다. 기업인으로 성공한 뒤 정계에 진출한 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역대 제3의 후보와는 다른 강력한 정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 전 탄생시킨 국민의당을 호남의 대표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녹색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능력을 입증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박지원 체제’ 중심의 빅텐트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중도 진보·중도 보수를 아우르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안 전 대표의 기회 요인이다.

취약한 당내 조직은 안 전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당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10여 명으로, 김성식·박선숙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초선 의원들이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당내 호남파를 중심으로 안 전 대표에 대한 비토론 및 제3지대 정계개편 주장이 흘러나오면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당과 지지 기반이 일정 부분 겹치는 바른정당이 반 전 총장 영입 등으로 성공할 경우 안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희정 ‘친노 적자’ 박원순 ‘서민 정치’
유승민 ‘개혁 아이콘’ 남경필 ‘유연성’ 강점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친노 세력의 적자라는 점과 이를 통해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그리고 충남 도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선한 이미지로 확장성이 높아 ‘저평가우량주’로 불리지만, 낮은 인지도는 그의 대권 가도에 한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민주당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대 강점은 지방선거의 ‘꽃’이자 대권 가도의 지름길인 서울시장직을 두 차례 지냈다는 점이다. 서민 행보와 시민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쌓아 올린 탓에 인지도도 높다. 하지만 문 전 대표 대세론이 형성된 당내에서 타 주자와 마찬가지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과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기도 마땅치 않다.

‘개혁 보수의 아이콘’ 타이틀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강조해 왔다는 점도 보수 진영의 타 주자들과 차별성을 보인다. 다만 타 대권 주자보다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약점이다. 현재 유 의원의 지지율은 5% 미만이다.

바른정당에서 대권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젊음과 유연성, 확장성이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도정에서 실험한 ‘연정’을 이번 대선에서도 트레이드마크로 강조하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소위 ‘금수저’ 이미지를 떨쳐내기 힘들고, 원외라는 점에서 당내 기반도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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