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傳] 유부남 사랑하는 김민희…영화 속 현실?

민교동 객원기자

입력 2017.02.08 09:25  수정 2017.02.08 09:27

홍상수 감독과 불륜설 후 극비리 영화 촬영

신작 내용과 관련해 이들의 심경 고백 의혹

홍상수 감독과 불륜설 후 극비리 영화 촬영
신작 내용과 관련해 이들의 심경 고백 의혹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공개된 가운데 영화 속 스토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콘텐츠판다

영화 속 김민희는 유부남을 그리워하며 홀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현실에서는?.

국내 관객들에겐 오직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제목만 알려져 있을 뿐이던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영화가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다. 감독인 홍상수 감독과 주연 배우인 김민희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국내 개봉 일정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 영화는 제목조차 최근에서야 공개됐을 만큼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영화팬들은 시놉시스조차 모르는 영화가 세계 3대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돼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대개의 경우 세계 3대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이 엄청난 홍보 마케팅 호재임을 감안하면 정말 특이한 경우다.

그나마 미국의 영화전문사이트 ‘IMDB’에 기본적인 시놉시스가 실려 있다. ‘An actress wanders around a seaside town, pondering her relationship with a married man.’이라는 한 줄인데 해석하면 ‘여배우가 유부남과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며 해변을 헤매다’ 정도가 된다. 매우 짧은 언급이지만 파급력은 상당하다. 영화 시놉시스가 여주인공의 실제 상황과 상당히 닮아 있기 때문이다. 과연 홍상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얘기하려는 것은 무엇이며 여주인공 김민희는 그 캐릭터를 통해 어떤 연기를 보여주려는 것일까.

영화에 대한 더욱 세부적인 내용은 지난 1월 2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서다. 1분 30초 분량의 예고편에선 김민희가 홀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적한 시골의 한 점포 앞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그 가사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바람 불어와 어두울 땐 당신 모습이 그리울 땐, 바람 불어와 외로울 땐 아름다운 당신 생각, 잘 사시는 지 잘 살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는지,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는지’

기본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이는 ‘바람 불어와 외롭고 당신 모습이 그립다’ 또한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다’는데 ‘이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대신 상대방에게 묻고 있다. 왜 자신이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됐는지 보이냐고. 또한 상대방은 ‘아름다운 당신’이며 ‘잘 살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으로 볼 때 현재 상대방은 곁에 없어 근황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예고편 공개 당시만 해도 이를 바탕으로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이 전혀 불가능했다. 시놉시스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목과 예고편만으로는 아무래도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비록 한 줄짜리지만 시놉시스가 공개된 상황에서 짐작해 본다면 영화 속 여주인공 김민희는 ‘여배우’ 역할이며 유부남과의 관계를 숙고, 다시 말해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노래에서의 상대방인 ‘아름다운 당신’이 바로 그 ‘유부남’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여배우’와 ‘아름다운 당신인 유부남’은 외로워하고 그리워하며 근황도 잘 모를 만큼 멀어져 있지만 여전히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불륜설 제기 후 새 영화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 영화제작전원사

여기에 또 다른 정보인 제목을 대입해 보자.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제목을 시놉시스와 예고편의 정보와 교차해서 이해해보면 ‘밤의 해변’은 고민(또는 숙고하는) 심경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칠흑같이 어두워 앞도 잘 보이지 않는 밤바다는 그만큼 앞날이 불투명해 고민하는 이의 심경과 연결점이 있다. 그리고 ‘혼자’는 외로운 마음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유부남과의 관계로 괴롭고 외로운 여성의 이야기다. 이런 여배우의 마음은 예고편의 노래를 통해 또 다시 확인되기도 한다.

단 한 장 공개된 홍보 스틸 컷 역시 이런 흐름을 따라간다. 해변 모래사장으로 보이는 곳에 한 남성의 얼굴을 그려 놓고 쭈그려 앉은 김민희가 처량하게 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혼자’인 여성이 ‘아름다운 당신인 유부남’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이해가 된다.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영화감독인 경우가 많다. 삼류소설가, 대학 강사, 화가, 영화감독(내지는 지망생) 등 문화예술계 언저리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홍 감독의 영화는 ‘고백적 자아’를 활용하는 독특한 화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인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해외 사이트에 소개된 한 줄 시놉시스와 1분 30초짜리 예고편 등 단편적인 정보를 통한 추측에 불가하지만.

홍 감독은 평소 시나리오를 미리 써서 배우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 아닌 그날그날 촬영 현장에서 대본을 써서 촬영에 임하는 방식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자신이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얘기가 분명한 감독이며 자신만의 영화 화법도 분명한 편이다. 그런 까닭에 그의 영화를 ‘고백적 자아’를 주로 활용한다. 그런데 이번엔 화자가 여배우다.

대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홍 감독이 얘기하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영화는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설이 불거진 뒤 강릉 등에서 비밀리에 촬영됐다. 불륜설이 불거진 뒤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은 두 사람이 보인 첫 행보가 바로 이 영화의 촬영이었다. 그리고 그 영화는 유부남과의 관계로 고민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다. 현실 속 김민희와 이 영화 속 여배우 역할의 김민희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들이 이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불륜설에 대한 입장을 공식석상에서 대중들에게 밝히는 대신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들려주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것.

다만 영화 속 상황과 현실 상황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이 영화가 불륜설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 표명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직 공개된 정보는 ‘한줄 시놉시스’와 ‘1분 30초 예고편’, 한 장의 홍보 스틸 사진, 그리고 제목이 전부다.

그렇지만 공개된 정보만 놓고 보면 영화 속 여배우는 유부남과의 관계, 다시 말해 불륜으로 힘겨워 하고 있으며 상대의 근황도 모를 만큼 떨어져 지내며 그리워하고 있다. 반면 홍 감독과 김민희는 불륜설이 공개된 이후 거듭 함께 영화를 찍고 있으며 서울 근교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일 시민들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물론 홍 감독의 이혼 소송, 대중의 시선 등으로 인해 고민이 많겠지만 영화처럼 떨어져 지내며 상대를 그리워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불륜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영화일 뿐 홍 감독과 김민희의 상황과 굳이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는 게 이런 주장의 주된 요지다. 사실 불륜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흔한 소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홍 감독과 김민희의 근황과 불륜설에 대한 공식 입장 등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근 비밀 결혼설이 나돌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데 반해 이들은 두터운 베일 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여배우 역할의 김민희 역시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개봉을 앞두고 작은 정보들은 공개되고 있다. 영화 속 여배우 김민희는 아름다운 유부남을 그리워하며 홀로 담배를 피우며 노래를 부르고 백사장에 그의 얼굴을 그려 놓고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다.

인간 홍상수와 감독 홍상수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현재 이혼 소송과 불륜설에 휘말린 것이 인간 홍상수라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연출한 것은 감독 홍상수다. 감독 홍상수는 여전히 능력 있는 거장 감독이며 그의 영화는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분문에도 진출해 수상을 노리고 있다.

다만 이 다른 두 가지 존재를 바라보고 있는 일반 대중과 영화 관객은 각기 다른 존재가 아니다. 이런 까닭에 감독 홍상수를 좋아하는 영화팬들 역시 실망감이 크다. 인간 홍상수에 대한 실망감도 분명 크게 존재하지만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세계적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음에도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영화의 실체를 처음 접하는 것 역시 국내 영화 관객이 아닌 베를린 현지의 유럽 영화관계자와 관객들이다.

국내에서의 시끄러운 상황을 잘 모르는 유럽 관객들은 여배우와 유부남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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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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