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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업 공약’ 넘쳐나는데... 재계 ‘소통 창구’ 부재


입력 2017.05.12 20:02 수정 2017.05.12 20:04        이광영 기자

전경련, ‘일자리 정책’서 배제…상의 ‘대기업위원회’ 신설 무산

정부-재계 소통 부재, ‘일자리 줄이기’로 역행 우려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서린빌딩.ⓒ각 사

전경련, ‘일자리 정책’서 배제…상의 ‘대기업위원회’ 신설 무산
정부-재계 소통 부재, ‘일자리 줄이기’로 역행 우려

반기업적 공약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재계의 입’ 역할을 할 소통 창구가 부재하면서 경제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1호 공약인 일자리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대기업이 배제될 경우 결과적으로 정책이 ‘일자리 줄이기’로 역행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문재인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측 일자리위원회 보고서의 유관기관 명단에 전경련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로는 구체적인 배경을 알지 못 한다”며 “다만 이번 일자리위원회는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단체가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고 이번 일자리위원회 정책 구성을 보면 재계가 맡을 만한 역할이 없어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총 역시 일자리위원회 구성과 관련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가 추진했던 ‘대기업위원회’ 신설 역시 무산됐다. 기존 중소·중견기업위원회 외에 대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설치를 추진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정경유착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기업위원회를 설치해달라는 요구에 따라 의견 수렴절차를 밟았으나 설립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위원회를 굳이 신설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필요하면 재계의 목소리를 정부나 정치권에 전달했듯이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재계에서는 대한상의가 전경련을 대신해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당시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대기업위원회 신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도 신설이 무산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정경유착 근절과 재벌개혁을 천명하면서 소통 창구를 만들려는 대기업의 의지마저 꺾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반기업적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소통 창구 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정부 주도의 일자리창출 및 복지공약을 내세우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통해 매년 6조원 이상의 세금을 추가로 걷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표 500억원 이상 기업의 최고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올리고, 과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최저한세율을 기존 17%에서 19%에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거래 차단, 기업범죄 처벌 강화, 금산분리 강화 등 관련 법률 제·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법 개정안 등 법률 재개정으로 지주회사 요건을 강화하고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등을 도입, 총수일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도 견제한다는 의지다.

또 소비자 주권 강화 차원에서 징벌적손해배상제도 도입하는 한편 공익법인과 우회출자 등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막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에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건 실현 불가능한 희망일 뿐”이라며 “‘경제는 정부가 살릴 테니 기업들은 돈만 내라는 식’의 반기업 공약은 대기업의 투자 및 고용 창출을 가로 막아 오히려 일자리 줄이기로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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