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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또 투기과열지구는 피했지만”…문닫고 숨죽인 강남 재건축 시장


입력 2017.06.21 06:00 수정 2017.06.21 06:20        원나래 기자

관망세 짙어 집값 조정…“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 안도감도

“이번 대책에서도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빠져 다행이긴 하지만, 여전히 추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남아있어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조심스럽다. 하지만 강남 지역은 규제가 발표됐다고 해도 바로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조금씩 떨어질 것.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강남구 개포주공 6단지아파트 인근 A공인)

앞서 실시한 투기 합동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단 휴업에 들어갔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원나래기자 앞서 실시한 투기 합동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단 휴업에 들어갔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원나래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하 6.19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20일, 전국 아파트 몸값을 올린 진원지로 지목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은 이번 대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재건축 단지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빠져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대책 발표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당장 거래가 끊기는 등 시장 위축 신호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한차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투기 합동단속에 나서면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단 휴업에 들어갔던 강남구 개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일부 중개업소만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문을 연 한 공인중개사는 “단속에 이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서 아예 문을 닫은 부동산이 많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규제 여파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 거래도 끊겼고 추가 대책이 나올까 몸사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만 다음달 3일부터 강화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다”며 “강남 재건축은 분양가가 높아 대출 규제로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기존과 다르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LTV·DTI 강화로 강남 재건축 투기 수요가 일부 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6.19대책을 통해 LTV는 70%에서 60%로, DTI는 60%에서 50%로 하향 적용했다. 잔금대출에도 DTI 50%가 적용된다. 또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 받을 수 있는 주택을 최대 3가구에서 1가구로 줄였다.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아파트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진 일부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일명 떼분양이라 불리는 조직분양을 통한 청약 투기도 힘들어질 테고 터무니없이 높았던 청약경쟁률도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가구수를 1가구로 줄였는데 어차피 강남 재건축은 몇 가구씩 받을 만한 매물도 없는데다 워낙 비싸서 몇 가구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조합원 분양가구수 제한 규제를 피한 단지들이 많고 규제를 한다고 해도 이 규제는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6.19대책이 발표된 다음날 20일 찾은 강남구 개포주공 6단지아파트 전경.ⓒ원나래기자 6.19대책이 발표된 다음날 20일 찾은 강남구 개포주공 6단지아파트 전경.ⓒ원나래기자

이번 대책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가 없었다는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번에도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면해 지난해 11.3부동산대책 이후 상황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아파트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이미 정부 대책 발표가 예고된 이후부터 거래가 멈춰진 상태지만 바로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급매물이라고 해도 적게는 1000만~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이하로 가격이 조정된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도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일부 걸러지고 당분간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단기적으로는 거래가 감소해 가격이 다소 내릴 수도 있다”면서도 “강남 지역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재건축에 대한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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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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