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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혜훈 대표 "수도권 2030이 주력...보수 대수혈 하겠다"


입력 2017.07.11 08:00 수정 2017.07.11 11:07        황정민 기자

"권위주의적 당 문화 바꾸고, 빠르게 입장 전달"

"정치인 이해관계는 배지…당 지지율 올리기 올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방통행식 당론 결정 벗어나...명운 걸린 게 아니면 '당론은 없다'
바른정당은 수도권 2030이 주력!

“권위주의적 관행 뿌리 박힌 기존 당 문화...늘 바꾸고 싶었다”

바른정당 첫 당 대표로 활약 중인 이혜훈 대표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 이같이 말했다. 바른정당은 기존 보수정당에 만연한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당론' 결정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그 일환으로 “바른정당의 명운과 관련되지 않으면 당론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혜훈 대표는 “보수 대(大)수혈을 준비 중”이라며 “과거 보수는 6070 TK가 주력인데 바른정당은 수도권 2030이 주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6개월짜리 청년 정치학교와 6주짜리 선거실무 캠프”를 소개하며 “청년정치학교는 뼛속 깊이 보수를 길러내는 역할이며 실무캠프는 선거에서 회계 등 실무를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청년들을 구름같이 모아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부터..."윌버포스 닮고 싶다"

-처음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외부에는 저희 시아버지(4선 김태호 전 의원)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내적인 계기가 있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여자 왜 뽑았어. 여자는 뽑아놓으면 출산휴가나 쓰고 일 안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셋째를 가졌다는 말을 못했다. 임신 사실을 숨기다 만삭이 됐다. 그 와중에 회사가 정기 산행하던 도봉산 주차장에서 산통이 와서 실려가 출산을 했다. 출산 후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아 그럼 출산휴가를 쓰는거냐’면서 짜증을 내더라.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는 주부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사는 것보다 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출산 휴가 2달 내내 ‘출근하면 여성단체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뛰어들어 시민운동하고 법안 발의한다고 돌아다녔다. 그러던 와중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보궐선거를 하게 됐는데 살아계실 때 ‘이혜훈이 제일 잘 할 거다’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정치하고 나랑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친척 중 누군가가 ‘너가 일년 반 동안 2개도 못 받은 (발의) 도장, 국회에선 10개는 받아’라고 말하는 걸 듣는 순간 정치를 결심했다."

-본 받고 싶은 정치인은?
"윌리엄 윌버포스. 많은 사람이 노예제 폐지 하면 링컨을 떠올리는데, 그 이전에 영국에서 노예폐지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윌리엄이다. 이 분이 41년 동안 노예 폐지법 통과 운동을 하다가 마지막에 통과되고 눈을 감았다. 이게 미국에 영향을 미쳐서 링컨이 나올 수 있었다. 윌리엄 같은 정치인을 닮고 싶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위주의적 당 문화 바꾸고, 빠르게 입장 전달

-대표께서 취임하고 당 회의 문화가 확 바뀌었다는데, 왜?
"늘 바꾸고 싶었다. 모든 당 회의가 똑같다. 지도부가 똑같이 앉아서 자기 말만 잔뜩 떠들고, 싸우고 그런다. 그걸 보면서 비공개 회의를 먼저 해서 우리들끼리 조율을 한 뒤에 국민들에게 내보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다. 예전에 한나라당, 새누리당에 있었을 때 가장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의원총회에서도 우리에겐 이야기 할 기회도 안주고 지도부에서 당론을 정해서 공지하고 명령한다. 권위주의적 관행이 너무 오랫동안 뿌리박혀 있었다. 그래서 바른정당은 당론을 최소화한다. 당의 명운과 관련되지 않으면 당론은 없다. 앉아서 하는 회의도 보기 싫었다. 미국도 대통령이 서서 기자들한테 질문 받는 것처럼 우리도 미국처럼 해보자고 이야기 했다."

-한 자릿수인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전략은?
"바르고 빠르게. 바르게 하는 게 사람들한테 신뢰를 준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도부 없는 3~4달은 늘 한 템포가 늦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당 입장에 묻혀서 국민들은 바른정당의 입장을 잘 기억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바른 입장을 빠르게 내서 국민에게 우리 입장을 각인시키자는 게 전략이다."

-빠르게 알릴 채널은?
“언론 모니터단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 당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꾸려서 온·오프라인으로 실시간 의견도 받고. 이 분들이 당에서 일어나는 일을 거꾸로 전파도 하는 팀을 만들려고 한다. 오늘 한 사람을 단장으로 임명하면서, 이것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 언론이 메인 창구라면 이 같은 서브 창구들을 좀 더 만들어 보려 한다."

갈등 봉합하려면 결국엔 '지지율'...보수 대수혈 준비 중

-당내 계파갈등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선?
“화합엔 두 가지가 영향을 미친다. 첫째는 인간관계고, 둘째는 이해관계다. 그런데 인간관계를 넘어서는 이해관계가 달라지니 가버린다. 결국 정치인의 이해관계는 배지를 다시 달 수 있냐는 자기 이해득실이다. 그런데 그게 결국은 지지율이다. 대표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무릎 꿇으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만 가지고는 안 되기 때문에 결국엔 지지율을 올리는 데 올인 하는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 준비는?
“보수 대수혈을 준비 중이다. 과거 보수는 6070 TK가 주력인데 바른정당은 수도권 2030이 주력이다. 다행히 청년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오니까 오는 분들을 잘 길러내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19대, 20대 때 전권을 쥐고 공천을 했지만 보수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棟梁)을 키우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가 데려온 사람이 커 나가는 걸 적극적으로 막았다. 그런 부분이 오늘날 보수 몰락을 가져왔다. 바른정당은 보수 수혈의 두 가지 트랙을 말씀 드렸다. 6개월짜리 청년 정치학교와 6주짜리 선거실무 캠프다. 청년 정치학교는 보수는 어때야 하는지, 자기헌신과 책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뼛속 깊이 보수를 길러내는 역할이다. 선거실무 캠프는 당장 선거에서 필요한 실무적인 걸 가르친다. 이렇게 청년들을 구름같이 모아서 키우고 싶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누구도 신경 안 쓰고 국민만..이번 정부는 '일머리'가 부족해

-한국당과는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신경 안 쓰겠다. 오직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은 국민이다. 누구에게도 영향 받거나 그럴 생각이 없다.”

-최근 국민의당이 ‘문준용 취업특혜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기다. 어떻게 보나?
“국민의당의 사건 대응을 보면서 희망 없다고 생각했다. 공직자나 지도자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근데 안철수 전 후보가 한마디 입 안 여는 걸 보면서 ‘진짜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 국민의당이 우왕좌왕하면서 끌려 다니는 걸 보면서 자생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굉장히 어려울 거다.”

-이번 정부의 한계는 어느 지점에서 드러날 거라 전망하나.
“소통하려는 자세와 의지는 인정한다. 하지만 일머리나 역량 부분에서 걱정이 된다. 탈(脫)
원전만 해도 바른정당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자는 게 공약이기 때문에 정부와 방향에 큰 이견이 없다. 그런데 너무 급진적이고 전면적으로 폐쇄하면 신재생 에너지가 전력을 생산하기까지는 걸리는 시차는 어떻게 하나. 부동산 정책도 그렇다. 자고 나면 집값이 고공행진하던 노무현 정부 때도 겁나서 못 썼던 정책을 들고 나온다. 이 정부의 한계는 일머리가 부족하지만 의지는 또 너무 강해서 잘못된 정책을 쎄게 밀어붙였을 때 국정운영이 무너지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우리가 대안정치를 하자는 것도 여당에서 잘 못하는 게 손뼉 칠 일 아니고 한국도 큰일 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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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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