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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명장면도 사실은 데이트 폭력?


입력 2017.07.19 15:41 수정 2017.07.19 15:41        이선우 기자
ⓒ다음 영화 사진자료 ⓒ다음 영화 사진자료

술 취한 20대 남성이 길가에서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는 '데이트 폭력(dating abuse)' 영상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데이트 폭력'이 올랐다. '데이트 폭력'이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이다. '데이트 폭력'의 문제점은 가해자가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거의 없고, 피해자 역시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피해를 호소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화 '엽기적인 그녀' 속의 장면이 '데이트 폭력'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는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지난 2001년 개봉했다. 당시 488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2016년 새로운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고, 차태현 또한 대한민국 대표 코믹 연기자로 자리를 굳혔다.

영화 속 전지현이 연기한 '그녀'는 종잡을 수 없는 성격에 푹력을 서슴없이 휘두른다. 견우(차태현 분)는 '그녀'의 유별난 성격과 돌발 행동에도 그것을 받아준다. 특히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면서 '그녀'가 견우를 구타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이후에도 '그녀'는 견우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폭언을 퍼붓는다.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재미있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그닥 유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이 남성을 폭행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폭력의 주체와 대상이 달라졌다고 해서 '데이트 폭력'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폭력에는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다. 여성이 폭력의 주체가 된다고 해서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이같은 상황을 로맨틱 코미디 연출 기법으로 유쾌하게 그려냈지만 그것은 엄연한 '데이트 폭력'이다.

한편 '데이트 폭력' 사례가 증가하자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3월 112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코드를 신설해 출동 경찰관이 데이트 폭력 사건임을 미리 인식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한편,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역경찰과 수사전담반이 동시에 현장으로 출동해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지훈 기자 (mtrels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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