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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17 유통결산] 사드와 규제로 몸살 앓은 유통업계


입력 2017.12.26 06:00 수정 2017.12.26 05:58        최승근 기자

사드 부지 제공한 롯데는 직격탄…중국 롯데마트 매각 추진

일자리 창출 주문과 출점 제한 규제는 모순…각종 규제 피해 온라인 진출 속도

수많은 고객들로 붐비고 있는 스타필드 하남 내부 전경.ⓒ데일리안

올해 유통업계는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여파로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에 이르기까지 유통산업 전반이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새 정부 들어 대형 유통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어려움이 계속된 가운데 온라인 유통채널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족이 급격히 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부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유통규제 강화 목적의 법 개정안 28건이 계류 중이다. 대부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을 확대하고, 규제대상을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골목상권 보호와 유통업체 인근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 필요성 등에는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영업을 축소하고 출점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의 규제를 강화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근거로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도심에 위치해 인근 상인들과 마찰이 우려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복합쇼핑몰의 경우 교외에 위치해 있는 데다 입점 업체 대부분이 자영업자라는 점에서 ‘소상공인 보호’라는 당초의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면세점의 경우에도 주요 고객이 외국인 관광객인 점을 감안하면 전통시장이나 중소 자영업자들과 소비 타깃이 다르고,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과도 상반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유통산업을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선정하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출점제한을 규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1곳이 신설될 경우 5000~6000명, 대형마트는 200명의 고용효과를 낸다.

아울러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세계 유통정책의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유통규제를 완화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대형점포 입점제한 등 강력한 유통규제를 시행해 왔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사전 허가 기준 및 영업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활력 제고를 위해 대형업체의 교외 진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일본은 1997년 중 대규모 점포 출점 규제에 대한 미국의 WTO 제소 이후 진입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매장 모습.ⓒ데일리안

이와 함께 올해 국내 경제를 강타한 사드 보복 영향도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한 때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80%까지 치솟았던 면세점 산업은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시내 면세점은 물론 공항 면세점 매출도 급감했고, 이 여파로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은 제주공항 사업권을 반납하기도 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갈수록 불어나는 적자에 몇 달 째 인천공항과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유통기업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 중 사드 부지를 정부에 제공한 롯데는 중국 정부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사드 보복에 따른 여파로 지금까지 1조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7000억원을 수혈했지만 중국 정부의 영업정지 조치로 손실만 늘고 있다. 이에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유독 롯데에 대해서만큼은 냉정한 자세를 보이고 있느 중국 정부로 인해 매각작업은 지연되고 있다.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중국 선양 롯데타운 사업과 청두 복합상업단지 사업도 사드 여파로 공사가 중단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편 사드와 정부 규제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온라인 유통업계는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 약 990개 온라인쇼핑 운영업체의 거래액은 63조원으로 최근 3년간 온라인 유통시장은 매년 20% 가까이 성장해왔다. 1인 가구가 늘고 모바일로 쇼핑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젊은 층 소비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점도 시장 확대에 한 몫 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오프라인의 경쟁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취급 상품 확대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오픈마켓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반대로 오픈마켓 업체들이 직매입을 통해 소셜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온라인 시장 내 업종 간 장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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