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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해소 속도내나...공정위 요청 조기 단행


입력 2018.04.10 17:52 수정 2018.04.10 18:10        이홍석 기자

삼성SDI,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 처분...전기·화재로 이어지나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관건...총 1.6조 비용 예상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데일리안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데일리안
삼성SDI,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 처분...전기·화재로 이어지나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관건...총 1.6조 비용 예상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404만여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하라는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10일 공시를 통해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를 5821억5715만2000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분 예정일은 11일로 매각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대금은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매각을 위해 씨티증권과 CS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주관사들은 장 종료 후 국내외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통해 매각조건 및 배정 결과를 결정, 11일 개장 전에 거래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시한 4개월 이상 앞서 매각 단행...순환출자 해소 강한 의지 반영

이번 지분 매각은 공정위가 삼성SDI에 오는 8월 26일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라고 요청한 것을 수용한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말 새로 시행되는 '합병 관련 순환출자 금지 규정 해석지침'(예규)의 제정 안건에 따라 삼성측에 유권해석 변경 결과를 통보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공정위는 이전 정부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관련 순환출자부분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결론을 낼고 기존 유권해석을 수정해 삼성SDI에 순환출자를 해소할 것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당시 이미 결정한 유권해석을 변경하는 것을 소급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삼성SDI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으로 삼성물산의 주식 904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SDI는 당시 공정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500만주를 처분했지만 이번에 나머지 404만주도 추가로 처분하게 된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공정위의 방침에 따라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게 됐다”며 “이로써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매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의 순환출자 해소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공정위가 제시한 시한보다 4개월 반이 앞선 시점에서 조기에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이는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순환출자 7개→4개로...총수일가, 삼성물산 지배력 변동 없어

이번 매각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기존 7개였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가 해소되고 4개가 남게 됐다.

이렇게 되면 남는 4개의 순환출자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등이다.

삼성SDI에 이어 삼성전기(2.61%) 또는 삼성화재(1.37%) 등도 삼성물산 보유지분을 매각하할 예정으로, 에서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 이를 모두 처분할 경우 순환출자는 완전히 사라진다.

이는 현 정부의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도 매각되면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들로 순차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5년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공정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세로 삼성이 모든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총 1조6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 측은 “공정위의 방침에 따라 지분 매각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지분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계열사들의 지분 매각에도 총수 일가의 삼성물산 지배력은 별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17.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건희 회장(2.8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7%), 이서현 패션부문 사장(5.47%) 등 삼성 총수일가 보유 지분까지 합하면 30%가 넘기 때문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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