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과열경쟁’ 제동 걸리는 법인카드 속내 '복잡'


입력 2018.05.02 06:00 수정 2018.05.02 06:05        배근미 기자

‘소비심리 개선’에 개인카드 실적 확대 지속…법인카드는 급감

“점유율 경쟁 VS 수익성이냐” 개별 카드사 간 눈치싸움 계속

국내 법인카드 사용실적이 1년 넘도록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카드업계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법인세 납부와 관련한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고객들의 유입 기조가 약해진 가운데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형사들과 점유율을 넓혀야 하는 후발주자 간 눈치보기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법인카드 사용실적이 1년 넘도록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카드업계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법인세 납부와 관련한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고객들의 유입 기조가 약해진 가운데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형사들과 점유율을 넓혀야 하는 후발주자 간 눈치보기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법인카드 사용실적이 1년 넘도록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카드업계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법인세 납부와 관련한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고객들의 유입 기조가 약해지고 있어서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카드와 법인카드 실적이 서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올 1분기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156조4000억원, 승인건수는 41억9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9.7%, 1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농축산 선물 액수 상향 조정에 따른 김영란법 완화,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3월 기준 소비자심리지수(108.1)가 전년 대비 11.3 상승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전체카드 승인금액(193조3000억원) 역시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이같은 개인카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법인카드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졌다. 법인카드 승인금액 감소폭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법인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22.1%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 -18.2%, 3분기 -18.9%, 4분기 -15.3%에 이어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법인카드의 이같은 감소세에는 금융당국 규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카드사들의 법인고객을 상대로 한 과도한 인센티브 지급 관행이 건전한 영업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국세 수수료 면제와 같은 마케팅 영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연구소 측은 “법인들의 국세카드 납부 유인이 약화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법인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카드업계 또한 법인카드 유치경쟁에서 발생하는 직접적 수익이 없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당국의 이같은 규제가 개별 카드사들에게 서로 다른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대형사의 경우 금융당국의 마케팅 규제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고객 확보에 있어 이미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괄 규제가 적용될 경우 일정 부분의 실적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마케팅 비용을 보존할 수 있어 오히려 수익성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형사에 맞서 일정 규모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해야 하는 후발 카드사나 법인카드 프로모션에 열을 올려 온 카드사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일정 비율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필수여서 당국규제 준수에 따른 영업활동의 직격탄을 감수할 것이냐 등의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비용을 줄여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처럼 판이 다 짜여진 구조에서는 일부 몇 곳만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이같은 구조에서 한 경쟁사라도 혜택을 제공하게 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밀리지 않기 위해 프로모션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