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진전없는 北日관계…우경화 딜레마 빠진 아베


입력 2018.05.30 15:15 수정 2018.05.30 15:17        이배운 기자

日, 김정은에 10조원 경제지원 러브콜

北 “적대시 정책 포기해야 외톨이 면해”

日, 김정은에 10조원 경제지원 러브콜
北 “적대시 정책 포기해야 외톨이 면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데일리안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데일리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반도 비핵화 정세에 소외됐다는 이른바 ‘재팬패싱’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북한에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지만 좀처럼 관계 진전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북한은 일본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해야만 관계가 개선이 가능하다고 비판하지만 일본 사회 우경화를 주도한 아베 정권이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日, 北에 경제지원 러브콜

아베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및 남북관계 회복 기류에서 납북자 문제 및 중거리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내부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8일 개최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올바른 길을 간다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부터 일관해온 대북 강경론을 한수 접고 이례적으로 북일 관계 개선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어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납북자, 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이 올바른 길을 걸어 나가면 평양선언에 의거해 불행한 과제를 청산하고 국교정상화를 지향해나가겠다”며 국교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2002년 북일 정상이 협의한 ‘평양선언’은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로 한반도에 피해를 끼쳤음을 인정하고 국교정상화 후 10조원 이상 규모의 경제지원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조선중앙통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조선중앙통신

北,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해야 외톨이 신세 면해”

그러나 북한은 일본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해야만 국교 형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운명, 평화보장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일본은 끼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대국 흉내를 내며 어깨를 잔뜩 올리고 다니던 일본의 신세가 참으로 가련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일본이 지역에서 외톨이 신세를 면할 수 있는 길은 있다. 그것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사회의 우경화를 주도하며 지지율을 얻어온 아베 총리에게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는 쉽지 않은 문제다. 사학재단 스캔들 후폭풍으로 현재 국내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최후의 지지기반인 보수 우익세력마저 등을 돌릴 수도 있는 탓이다.

외교가는 아베 총리가 국제적 고립을 불사하면서 대북 강경론을 지속하고 미사일 위협을 부각시키는 것은 보수우익세력을 결집시켜 내부 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하듯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자 아베 총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일제히 회담 취소 지지를 표명하며 대북 강경대응에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월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월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정계에 입문하면서 납북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시킨 주역으로, 오는 9월에 예정돼있는 자민당 총재선거 전에 납북자 문제를 진전시키지 못하면 자칫 낙마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5~27일 TV도쿄와 여론조사를 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내각 비지지율은 전월대비 2%포인트 오른 53%를 기록했다. 이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