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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오늘 폐쇄…당분간 '유령공장' 신세


입력 2018.05.31 10:29 수정 2018.05.31 10:44        박영국 기자

활용방안, 매각계획 없어…타사가 매입시 활용도 높지 않아

200명 1일부터 부평·창원공장 전환배치…400여명은 무급휴직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동문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동문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활용방안, 매각계획 없어…타사가 매입시 활용도 높지 않아
200명 1일부터 부평·창원공장 전환배치…400여명은 무급휴직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1996년 10월 첫 차 생산 22년 만인 31일 정식 폐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재가동 계획이나 매각 계획도 없는 상태라 당분간 ‘유령공장’ 신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GM은 지난 2월 13일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 계획을 발표했고, 이보다 앞선 2월 7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이후 정치권과 노동계 지역사회 등이 재가동을 추진했지만 GM이 한국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부평·창원·보령공장을 포함한 한국지엠의 다른 사업장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자 군산공장은 뒷전으로 밀렸다.

군산공장이 기능을 상실한 지는 3개월이 넘었으나 정식 폐쇄일은 GM측이 예고한 31일이다.

전라북도 군산시 소룡동에 위치한 군산공장은 1996년 당시 대우자동차가 설립해 누비라를 생산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복합 자동차 산업단지를 고려해 설계된 이상적인 공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및 화성 공장 등 주요 5개 단위 공장과 시트, 서스펜션 및 공조기 조립 등 3개 부품 조립 단위 공장, 주행 시험장과 출고장을 갖추고 연간 26만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며, 2006년부터는 한국지엠이 연간 25만대 생산능력의 디젤엔진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운영해 왔다.

한때 국내 최고는 물론 일본 업체에 근접한 생산성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으나 2013년부터 유럽 경기 부진으로 유렵향 수출 물량이 급감하며 군산공장의 가동률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월 군산공장에 투입된 신형 크루즈가 내수 시장에서 신차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한데다 노후 모델인 올란도도 부진을 거듭하며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일이 잦았다.

군산공장은 노사 합의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본계약에서 폐쇄철회나 활용방안이 언급되지 않아 결국 가동 2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금으로서는 군산공장이 다시 가동될 날을 기약하기 힘들다. 정부와 GM이 합의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나 한국지엠 노사 합의에서 군산공장의 활용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매각 계획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설령 매각되더라도 다시 자동차 공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보유한 공장의 물량을 확보하기도 바쁜 상태라 군산공장까지 떠안을 여력이 없다.

다른 업체가 군산공장을 인수한들 쉐보레 브랜드와 GM이 가진 지적재산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쉐보레 차량에 맞춰진 생산라인을 인수해 봐야 무용지물이다.

정치권과 지역사회, 노동계 등에서 언급돼 온 ‘미래차 생산기지로의 전환’도 수요가 확실하지 않고 사업을 시행할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뜬 구름 잡는 얘기일 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군산공장은 시설이나 물류인프라 측면에서는 부평공장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판매로 이어질 수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다른 기업이 군산공장을 인수해 봐야 부동산으로서의 가치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분간 군산공장은 ‘유령공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폐쇄 전 군산공장에서 근무하던 1900여명 중 1200여명은 이미 희망퇴직을 신청했기 때문에 공장 폐쇄와 함께 퇴사한다. 잔류인원 중 200명은 노사 협의체인 고용안정특별위원회 합의에 따라 내달 1일부터 부평 2공장과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된다. 나머지 400여명은 3년간 무급휴직에 들어갔다가 정년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전환배치된다.

군산공장에는 40명 정도만 남아 공장 정리 작업과 유지·보수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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