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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무차별 수사로 피로감 커지는 직원들


입력 2018.06.07 06:00 수정 2018.06.07 08:51        이홍석 기자

과도한 보여주기식 수사 우려...회사 살리는 수사 청원 1000명 육박

촛불집회 주춤...민주노총·정치권 개입에 반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과도한 보여주기식 수사 우려...회사 살리는 수사 청원 1000명 육박
촛불집회 주춤...민주노총·정치권 개입에 반감


경찰·검찰·법무부·관세청·국토부·공정거래위원회·출입국관리소에 이어 교육부까지 나서며 한진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7일 재계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회사 내부에서는 오너가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갑질과 폭언, 폭행 등 오너가의 잘못된 일탈행위에 대한 당국의 수사에 대해선 반기는 분위기지만 여론에 따른 무차별적인 전방위적 수사가 자칫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컵 갑질 사건 이후 수 차례 이뤄진 경찰과 검찰·관세청 등의 압수수색과 오너일가의 과도한 포토라인 세우기 등에 과도하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 일탈을 저지른 오너가의 죄에 맞는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면 될 일을 여론몰이로 회사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 온 ‘대한항공을 살리는 수사를 해주십시오’라는 청원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이 청원은 사흘만에 1000명에 육박(7일 오전6시 기준 996명)하는 청원을 모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을 대한항공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오너 일가의 일탈 행위가 정부 각 부처의 수사로 이어지면서 회사는 한달 넘게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자부심은 땅에 떨어졌고 회사가 이러다가 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항공 살리는 수사 요청 국민청원 이미지 캡처.ⓒ청와대 대한항공 살리는 수사 요청 국민청원 이미지 캡처.ⓒ청와대
그는 개인적인 일탈에서 촉발된 사건으로 여론에 몰려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문제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수사로 기업은 살리는 수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도 이러한 피로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4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퇴진을 요구하며 열린 첫 촛불집회 참가자는 약 500명(이하 경찰 추산)이었으나 지난달 26일 4차 촛불집회 참가자는 약 300명으로 집회신고 인원 500명에도 못 미쳤다.

당초 주최측은 집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매주 총 4차례 열렸던 집회는 마지막이었던 26일 4차 집회 이후 후속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한항공 일반노조 집회에 민주노총과 정의당이 개입해 일반노조 와해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직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한국노총에 가입돼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실체가 불분명한 직원연대가 주도한데다 노조와의 갈등 양상까지 나타나면서 집최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또 잇따른 집회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주의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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