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변화하는 금융지형…청년층 “은행보다 IT기업 금융서비스 더 좋아”


입력 2018.07.22 06:00 수정 2018.07.22 15:52        배근미 기자

아마존·카카오 등 국내외 대형 IT기업, 송금 등 금융 서비스 확장 ‘본격화’

젊은층 중심 IT기업 금융서비스 선호도 우세…금융기관 플랫폼 혁신 필요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3.0 시대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3.0 시대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핀테크 중심의 금융서비스 확대 기조 속에서 전통 금융기관 대신 IT기업들의 금융서비스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각종 플랫폼 서비스로 친숙한 카카오와 네이버 등 대형 IT기업들이 금융산업 후발주자임에도 규제 외 영역을 중심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전통 금융기관들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T공룡의 금융업 진출, 협력자인가? 경쟁자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은행이 독점적으로 공급해오던 금융서비스가 IT기업에 의해 그 기능이 점차 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은행업의 경우 설립인허가와 지배구조 등에서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꼽혀왔으나, 최근 IT기업들이 은행업 라이센스 대신 송금과 지급결제 등 규제를 받지 않는 영역에 집중하면서 사실상의 금융 서비스 확장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I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배경으로는 전략적 시너지 극대화 측면과 금융소비자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전자상거래와 물류, 온라인메신저, 클라우드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IT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을 자사 플랫폼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소비자들의 금융 니즈 및 선호도가 전통적 금융서비스에서 비전통적 금융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와 같이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점포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도 충분히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현실에서 온라인과 IT기업들의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 경영전략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bain)에 따르면 18~24세 청년층의 약 74%가 IT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상품 이용에 대해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전통은행이 제공하는 디지털뱅킹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간편하게 사용되는 모바일뱅킹의 경우 이보다 더 낮은 31%의 만족도를 기록했다.

반면 IT기업들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전통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며 미래 성장 가능성에 더욱 큰 힘을 얻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전통은행보다 아마존을 더 신뢰하거나 비슷하다고 응답한 이용자는 55.5%에 달했고, 아마존에서 기본계좌 개설 의향을 묻는 조사에서도 44.5%의 응답자가 개설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국내 주요 IT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 통신 3사의 금융서비스 제공은 각종 금융규제 등의 한계로 송금과 지급결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개인 및 SME 대출, 자산운용과 보험업 등에 진출해 있거나 관련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한층 더 적극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편 향후 디지털시대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선택 기준이 ‘기관’보다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전통 금융기관들의 금융시장 경쟁구도 변화에 맞는 역할 재정립과 독보적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사업모델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IT기업들 역시 금융업 영위에 있어 신용리스크 관리 및 노하우 등이 서비스 확장의 한계로 다가온 만큼 전통 금융기관과 IT기업 간 협업 및 협력적 경쟁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유 IBK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예금자와 은행, 대출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중심인 은행의 경우 ‘중개’라는 측면에서 IT기업들과 공통적 측면이 있다”며 “IT기업들이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신뢰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금융서비스 상당부분이 잠식될 수 있는 만큼 독보적인 플랫폼 모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