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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민중독재가 걸어가는 길


입력 2018.08.17 06:04 수정 2018.08.17 06:11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트럼프 주리를 틀자 터키 통화인 리라가 거하게 폭락

<호호당의 세상읽기>트럼프 주리를 틀자 터키 통화인 리라가 거하게 폭락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터키가 조만간 한 바탕 곤욕을 치를 모양이다. 발버둥을 쳐보지만 더더욱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주리를 틀자 터키 통화인 리라가 거하게 폭락했다.

사정을 좀 알아본다.

터키의 대외 부채는 4667억 달러이고 GDP 대비 55 퍼센트 정도이다. 주로 터키의 대기업들이 해외로부터 차입한 것인데 그 바람에 터키 기업들은 차입금 만기도래와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해마다 2천억 달러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달해야만 한다.

그런데 불안을 느낀 해외은행들이 차환을 해주지 않거나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게 되면 즉각 외환위기 상태로 돌입할 판국이다. 해외로부터의 돈줄이 막히면 터키 경제는 그 즉시 마비된다는 얘기이다.

터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라도 충분하면 모를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외환보유고는 2013년 1151억 달러에서 지금은 780억 달러로 대폭 줄어든 상태이고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무역 수지는 어떨까? 알아보면 매년 400억 달러 정도가 적자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론 외환보유를 늘릴 수 없다. 게다가 터키는 에너지 수입국이라서 적자를 벗어날 길이 현재로선 전혀 없다.

터키는 실업률이 11%이고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최근 15%에 달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진작부터 정책금리를 인상하려고 했지만 현 에르도안 대통령, 사실상의 독재자가 지지기반 상실을 우려한 나머지 그간 금리인상을 극력 막아온 바람에 사정은 더욱 악화되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사위를 재무장관에 앉힌 뒤 금리인상을 봉쇄해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사정이 더 악화되자 어쩔 수 없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을 허용했다. 이에 터키 중앙은행은 비로소 얼마 전 정책금리를 기존의 8%에서 17.75%로 인상했다. 그래야만 연간 인플레이션을 5% 정도에서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터키는 2003년부터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이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세속국가라는 헌법조항을 위배해가면서 이슬람주의를 강화해왔고 이에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이에 나라의 장래를 걱정한 군부가 2016년 7월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불발에 그치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엎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부는 물론이고 지식인들을 대거 숙청하면서 이슬람 민족주의를 더욱 강화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년 5월의 대통령 재선 과정에서 헌법까지 개헌했다. 15년간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다.

이슬람 민족주의 독재, 또 민중독재의 길을 가는 에르도안이다.

에르도안은 총리 시절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엉터리 성장이었다. 기업들로 하여금 대외 차입을 적극 독려해서 부채로 이루어진 엉터리 양적 성장이었으니 모래 위에 누각을 지은 셈이었다.

일자리 창출도 다분히 억지였다. 그는 2016년 5월 터키의 기업주들을 불러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직원을 최소 한명을 더 고용하라고 주장했다. 모든 기업이나 단체가 한명씩만 더 고용하면 대거 일자리를 창출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사람을 더 고용한다고 기업이 파산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기업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 이익을 더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독재국가답게 기업들은 대거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식으로 경제가 급성장했고 대중들도 환호를 했지만 겨우 2년 만에 이처럼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니 터키 통화인 리라가 대폭락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문제는 하락도 어지간한 정도가 아니라 실로 엄청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10년 전인 2008년 한 때 1 달러를 살려면 1.18 리라가 필요했으나 최근엔 무려 6.43 리라가 필요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달러의 값이 상대적으로 550% 오른 셈이고 거꾸로 터키 리라의 가치는 무려 82%나 하락한 셈이다. 한 나라 통화의 가치는 사실상 그 나라의 가치나 다름이 없다. 따라서 터키의 값어치는 국제시장에서 82%나 하락한 것이다.

실감이 잘 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경우로 바꿔보면 된다. 금방 이해가 간다. 지금 1 달러는 대략 1,130원인데 이것이 무려 6200원으로 오른 것과 같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게 되면 휘발유 값도 그 비율대로 오를 것이니 지금 1600원대인데 이것이 8700원으로 오를 것이고 수입물가 전체가 그 비율만큼 인상될 것이다. 감당이 되겠는가.

터키 국민들의 생활고도 문제지만 기업들은 더 문제이다. 이제 기존의 대외부채를 연장하거나 대환만 한다 하더라도 환율 즉 달러 가격이 무려 근 6배 정도까지 올랐으니 터기 기업들에겐 그냥 환율 상승만으로도 부채가 6배 많아진 셈이다. 견딜 재간이 없다.

그러자 기업들의 부실도 엄청 늘어나고 있다. 터키 은행들의 대기업 여신은 무수익 여신 비율이 무려 7%에 달하고 있으니 한계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빚으로 만들어낸 고속 성장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일러주고 있는 터키이고 대중의 지지만으로 유지되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말해주는 전형적인 케이스라 하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줄여서 에르도안은 1954년생으로서 앞으로 5년 뒤인 2023 癸卯(계묘)년이 입춘 바닥이 된다. 따라서 현재의 운세를 한 해에 비유하면 양력 1월 초, 즉 小寒(소한)의 때라 보면 되겠다.

이런 맛이 간 지도자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으니 터키 전체가 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유권자들이 에르도안을 선출했으니 심한 고생을 하더라도 그 역시 그들의 몫이라 하겠다. 自業自得(자업자득).

에르도안의 운으로 말할 것 같으면 2013년이 大雪(대설)이었기에 그쯤에서 물러날 생각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칠 줄 모르는 욕심으로 인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으니 모든 비극은 그 시점에서 시작된 셈이다.

터키의 경우 2001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 이후 나름 개혁을 시도했으나 에르도안이라고 하는 포퓰리스트의 등장으로 또 다시 경제의 원천을 다 망가뜨리고 말았다.

현재 터키가 믿는 구석은 난민 캠프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이 무려 3백만 명이나 터키에 머물고 있다. 만일 대출해준 은행들 주로 스페인과 프랑스 은행들이 계속해서 대출을 연장해주거나 추가로 여신을 제공해주지 않을 것 같으면 난민 캠프를 치워버리고 국경을 개방해서 그들이 유럽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방치하겠다는 으름장의 터키이다.

유럽은 그 바람에 전전긍긍이다. 300만명의 난민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등으로 유입될 것 같으면 도저히 감당이 불가능한 일인 까닭이다. 사실 이런 카드가 없었다면 터키는 진작 디폴트가 선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 호호당의 계산, 터키의 국운으로 볼 때 내년 2019년 정도에 터키는 큰 나리가 날 것이라 본다. 에르도안 정권 역시 올해까진 버틸지 몰라도 내년 정도면 무너질 것으로 판단한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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