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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사업 본격 진출…업계 지각변동 빨라질까


입력 2018.10.30 06:00 수정 2018.10.30 06:03        최승근 기자

전기차 활용 및 배송 인력 직접고용, ICT 기술 접목 등으로 차별화

택배시장, 상위 5개사가 90% 차지…‘규모의 경제’ 통해 독과점 시장으로 재편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내달 대구에 첫 캠프를 개소하면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쿠팡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내달 대구에 첫 캠프를 개소하면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쿠팡

다음달 쿠팡의 택배업 진출을 앞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위 몇 개 업체를 중심으로 택배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쿠팡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반면 전국 단위 택배망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허브 터미널을 비롯해 배송인력과 차량 등의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단시간 내 주류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11월 중 대구에 첫 캠프를 열고 본격적으로 택배사업을 시작한다. CLS는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로 지난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택배사업자로 지정 받았다.

쿠팡은 전기화물차와 배송인력의 직접고용을 통해 기존 택배사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차량 구입비용과 보험료, 유류비 등 유지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하고 강점을 갖고 있는 ICT 기술을 물류에 접목해 사업의 효율성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의 경우 자사 물량이 확보돼 있어 신생 택배업체에 비해 사업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지난달 15일 기준 누적 배송상품 수가 2억6100만개에 달한다. 사업 첫 해 2300만개에서 4년여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기존 택배업체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휴일 배송 서비스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쿠팡의 택배시장 진출에 대해 택배업계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자사 물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고, 이미 전국 곳곳에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만큼 초기 시장 안착에 대한 리스크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업이 확대돼 업계의 순위 구도를 뒤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택배업계는 CJ대한통운이 48%로 정도로 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한진과 롯데, 우체국, 로젠 등 총 5개사가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동부, KGB, 옐로우캡 택배 등 중소 택배사들을 통합해 출범한 드림택배는 경영난으로 8개월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택배산업이 물류시스템과 차량, 인력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장치산업인 데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여서 중소 택배사들은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전국에 물류센터와 쿠팡맨 등 자체 배송인력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전국 단위 택배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차량과 인력 충원이 필수적”이라며 “전기차의 경우 아직 공급이 부족하고, 택배 배송을 할 수 있는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증을 가진 배송 인력도 한 번에 많은 수를 충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 물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물량이 더해질 경우 물량 부하가 발생해 배송 지연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 물량의 경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갑자기 몰려드는 외부 물량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단 기간에 택배 사업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물량을 늘려가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업계의 우려는 너무 앞서간 것”이라며 “사업을 단 기간에 확대할 경우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구부터 점진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달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당장 외부 물량을 받아 배송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은 쿠팡 자체 물량을 처리하는 형태로 시작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차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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