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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해외진출 표류…모기업 리스크까지 '설상가상'


입력 2018.11.13 13:15 수정 2018.11.13 16:51        배근미 기자

인도 금융법인 설립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난망’…브라질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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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금융법인 설립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난망’…브라질은 시동

현대차 어닝쇼크에 신용등급 동반 하락…해외 조달금리 상승 불가피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천명했던 현대캐피탈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7년부터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던 인도 금융법인 설립이 올해에도 여전히 답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과 모기업 리스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현대캐피탈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천명했던 현대캐피탈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7년부터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던 인도 금융법인 설립이 올해에도 여전히 답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과 모기업 리스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현대캐피탈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천명했던 현대캐피탈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7년부터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던 인도 금융법인 설립이 올해에도 여전히 답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과 모기업 리스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인도 금융법인 설립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난망’…브라질은 시동

13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추진 중인 인도 금융법인 설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이 지난 2017년 인도 내 금융법인 설립을 완료하겠다고 공표한 데 이어 올 초 공개된 현대캐피탈 회사소개서 상에서도 연내 인도 금융법인을 설립하겠다는 문구를 기재해 기대감을 한껏 높였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에 독자진출 형식으로 법인 전환을 타진 중인 현대캐피탈은 기존 할부금융사가 아닌 사실상 은행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지 금융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라이선스가 필요한데 현대캐피탈의 경우 향후 먹거리를 고려해 3개를 신청할 것으로 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단순히 자동차할부영업 뿐 아니라 리스 영업, 건물이나 땅을 사서 임대해주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투자은행 등 역할도 할 수 있게 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경제변수와 늦어지는 인·허가 등으로 법인 전환이 수 년째 지지부진한 사이 컨설팅 펌(자문법인) 형태로 존재하는 현대캐피탈 인도 법인(Hyundai Capital India Private Limited)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6억원, 당기순이익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금융업 라이선스가 없는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할부금융 상품 취급이 불가능해 자동차 금융상품 자문 및 주선 등 제한적인 업무만  진행하다 보니 뚜렷한 수익이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가장 최근 만든 해외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도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지난해 순손실 280억1400만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14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인도와 비슷한 시기에 현지 금융회사(산탄데르은행)와 손을 잡고 금융법인 설립을 추진하던 브라질의 경우 현재 브라질 중앙은행의 실사가 진행 중으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보통 현지당국이 실사를 통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정식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업 리스크에 신용등급 동반 하락…해외 조달금리 상승 ‘불가피’

한편 최근 본격화된 모기업 리스크 역시 현대캐피탈 해외 진출의 앞날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올 3분기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모기업의 실적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현대캐피탈에 대해서도 일제히 신용등급을 강등하거나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올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차(A-→BBB+)를 비롯해 현대카드(BBB+→BBB), 현대캐피탈(A-→BBB+)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무디스 역시 최근 현대캐피탈의 ‘부정적’ 등급 전망에 대해 현대자동차의 수익성이 주요 시장의 비우호적 영업환경과 지속적인 비용압박으로 향후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증가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금이 아닌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에 이같은 신용등급 하향은 치명적이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자금을 비싸게 빌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A+와 AA-의 조달금리 차이는 평균 40bp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과거 대비 현대캐피탈의 비용 부담 확대는 불가피해지게 됐다.

여기에 완성차 판매 실적이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현대캐피탈에 더욱 큰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감원 역시 지난 4월 금융그룹 통합감독 간담회에서 현대캐피탈을 직접 거론하며 그룹 계열사 거래 의존도가 높아 자본 위험관리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 덕에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데다 신용등급 역시 자체 신용도보다 높게 조달받아 비용 부담을 줄여왔지만 그렇지 않아도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모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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