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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문턱서 미끄덩, 두산 참담한 가을


입력 2018.11.13 11:50 수정 2018.11.13 11: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K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패하며 준우승

최근 '1122' 높은 순위에도 왕조 실패

연장 13회 한동민의 홈런과 함께 두산 왕조의 꿈도 물거품됐다. ⓒ 연합뉴스 연장 13회 한동민의 홈런과 함께 두산 왕조의 꿈도 물거품됐다. ⓒ 연합뉴스

준우승에 머문 두산 베어스가 왕조 탄생을 목전에 두고 주저 앉고 말았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8 한국시리즈’ SK와의 홈 6차전서 연장 접전 끝에 4-5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무른 반면, SK는 역대 5번째 1위팀을 끌어내리는 업셋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허무한 2018시즌이 아닐 수 없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서 93승 51패(승률 0.646)의 압도적 성적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SK와는 14.5경기 차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들어 뚜껑을 열자 온갖 불안요소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끈끈하고 강력했던 타선은 온데간데없었고 최주환, 양의지, 정수빈 등 일부 선수에게만 기대는 엇박자가 일어났다.

4번 타자 김재환의 공백도 컸다. 김재환은 시리즈 도중 부상으로 낙마했고 결국 팀의 준우승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다.

외국인 타자 부재도 빼놓을 수 없다. 두산은 파레디스에 이어 반슬라이크까지 흉작으로 그치면서 국내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해야 했다. 로맥 효과를 톡톡히 본 SK와 분명 다른 점이었다.

80~90년대 해태 왕조와 90~00년대 현대 왕조. ⓒ 데일리안 스포츠 80~90년대 해태 왕조와 90~00년대 현대 왕조. ⓒ 데일리안 스포츠

결국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두산은 그토록 바랐던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리는데 실패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30여 시즌을 보내면서 4개 왕조를 배출했다. 80~90년대를 관통하는 해태 타이거즈와 2000년대 첫 왕조였던 현대 유니콘스, 그리고 연이어 등장한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다.

이들 4개 왕조가 이뤄낸 한국시리즈 우승만 19회로 전체 지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태 왕조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연패를 이룬데 이어 이후 4번의 우승을 더해 총 8차례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이 시기 해태는 12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기를 보내면서 단 한 번도 5할 승률 이하를 기록하지 않았고, 승차가 벌어져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았던 1995년을 제외하면 매해 가을 야구를 맛봤다.

짧고 굵었던 현대 왕조도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매번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4번 한국시리즈에 승선해 모두 우승 깃발을 들어 올리며 시대의 강자로 기억되고 있다.

2000년대말 SK 왕조와 2010년대 삼성 왕조.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대말 SK 왕조와 2010년대 삼성 왕조.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은 SK와 삼성의 천하였다.

2007년 김성근 전 감독 부임과 함께 단숨에 우승권으로 도약한 SK는 강점을 살리기 보다는 약점을 지워나가는 스타일로 경쟁팀들을 물리쳤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총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9년은 페넌트레이스서 승차 없이 승률서 밀린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전적 3승 4패를 기록, 그야말로 한 끗 차이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SK 왕조가 저물자마자 등장한 삼성은 갖가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 최초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 왕조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다가 불법해외원정도박 파문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고 2015년 준우승으로 왕조를 마감했다.

5번째 왕조에 도전한 두산은 ‘화수분 야구’를 앞세워 최근 리그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강호다. 유망주들의 발굴과 성장이 거듭되던 2015년, 김태형 감독 지도 아래 4번째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이듬해에는 역대 최다승(93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KIA에 밀리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는 14.5경기 차 업셋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내년 시즌을 바라보게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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