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살인, 억울하다는 김성수와 경찰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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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시방 살인, 억울하다는 김성수와 경찰 불신
    <하재근의 닭치고 tv> 검찰, 철저히 조사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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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1-22 08:13
    하재근 문화평론가
    <칼럼> 검찰, 철저히 조사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 강서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지난 10월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경찰서에서 공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달 14일 발생한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가 살인 혐의로, 그 동생은 공동폭행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됐다. 김성수는 치료감호소에서 경찰서로 이송될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눈을 감은 채 무성의하게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라고 해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다음 날 검찰로 송치될 때 기자가 억울한 점을 묻자 전날의 무성의한 태도와는 달리 격정적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자신이 피해자에게 물건 치워달라고 한 것은 잘못이 아닌데 피해자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자기 아버지가 경찰이라며 자신을 무시했고 그래서 억울한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자신이 사람을 죽인 행위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 가운데, 자신이 억울한 대목에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보면 일말의 반성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을 해치고도 자신이 마음 상한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

    피해자는 이미 죽어서 말이 없고 가해자의 말만 보도된다. 그러다보니 가해자의 사건 설명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인식된다. 숨진 피해자가 손님이 치워달라고 했을 때 제대로 치워주지 않아서 생긴 사건이라고 상황을 이해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가해자의 말이 사실일까?

    사건 초기 김성수는, 피해자가 자리를 치워주지 않아서 시비가 붙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피시방 관계자는 김성수의 요구대로 피해자가 자리를 치워줬다고 반박했다. 또 피해자의 평소 근무태도가 매우 양호하고 성격이 원만해 손님에게 시비를 거는 스타일도 아니라고 했다. 피해자가 자기 아버지가 경찰이라며 김성수를 무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건 목격자들의 진술에 피해자가 자신의 아버지가 경찰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도 피해자의 아버지는 경찰이 아닌 자영업자라고 한다.

    김성수의 말에 의심할 만한 대목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억울하다며 피해자의 태도를 탓하는 김성수의 주장 전체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피해자가 먼저 잘못했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므로 김성수의 주장만 듣고 당시 상황을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

    피해자의 유족 측은 김성수의 동생도 살인 공범이라고 주장한다. 경찰은 두 사람이 서서 다툴 때는 맨손이었고, 피해자가 쓰러져 누운 후에 흉기 공격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런데 유족 측은 피해자의 후면에도 자상이 있다며, 누운 상태에서 공격당했는데 어떻게 전면이 아닌 후면에까지 자상이 생겼느냐고 반박한다. 서서 동생이 뒤를 붙잡은 채 승강이할 때 이미 흉기 공격이 이루어졌고 고개를 숙였을 때 후면 상처가 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CCTV, 목격자 진술,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종합해 피해자가 쓰러졌을 때 흉기공격이 이루어졌고 그때는 동생이 형을 말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미 신뢰를 잃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경찰이 신뢰를 잃은 것은 김성수 동생에 대한 판단 부분이다. 사건 초기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이 왜 성급하게 현장을 떠났느냐는 비난도 많았지만 그걸로 경찰을 비난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때만 해도 단순 말싸움이었고 시비 걸던 손님이 귀가했기 때문에 경찰이 돌아간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김성수 동생에 대한 판단은 확실히 아쉽다.

    네티즌은 처음부터 김성수 동생의 공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키 190cm의 피해자가 175cm의 김성수에게 속수무책으로 제압당했다는 게 말이 안 되고, 동생이 말리기 위해 피해자를 잡았다고 했지만 정말 말릴 의도였다면 때리는 김성수 앞을 가로 막는 게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생의 공범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동생이 싸움을 말리기 위해 피해자를 잡았고, 형이 흉기를 꺼내들자 형을 말렸다며 동생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러자 공분이 터지며 유가족들이 강력히 반발한 것이다. 그러다 결국 이번에 동생을 공동폭행 혐의로 송치했다. 사람들의 의혹 제기를 경찰이 받아들인 셈이다.

    처음부터 김성수의 동생에게 합리적 의심을 표시했다면 사람들의 불만과 불신을 살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왜 김성수의 동생을 변호하는 듯한 인상을 줬는지 아쉬운 대목이다. 경찰은 김성수의 동생이 망을 보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이 남아있다. 검찰이 더욱 철저히 조사해서 유가족을 비롯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차후로는 경찰이 섣부른 예단을 언론에 노출해 불신을 자초하는 사태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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