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시승기] K3 GT, '5도어 흑역사' 끝낼 기대주


입력 2018.11.23 06:00 수정 2018.11.23 07:28        파주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잘 빠진 패스트백 스타일·급가속 반응 일품…승차감은 다소 아쉬워

K3 GT 주행장면.ⓒ기아자동차 K3 GT 주행장면.ⓒ기아자동차

잘 빠진 패스트백 스타일·급가속 반응 일품…승차감은 다소 아쉬워

문짝이 5개다. 5도어의 지옥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는 구성은 아니다. 하지만 왠지 멋들어져 보인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괄시 받는 전형적인 2박스형 해치백과는 확실히 다르다. 패스트백보다는 꽁무니의 돌출이 덜 하지만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그리고 날카롭게 뽑힌 상단 스포일러가 역동성을 더해준다.

22일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K3 GT 5도어 모델을 타봤다. 시승 코스는 경기 남양주시 팔야리까지 왕복 150여km로, 자유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및 일부 국도와 도심 주행이 포함됐다.

K3 GT는 세단형 4도어로도 판매되지만 역시 GT라는 이름이 붙기에는 스타일이나 주행감성 면에서 5도어가 제격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문짝 5개 달린 차종에서 여러 차례 실패를 맛봤지만 K3 GT는 한 눈에 봐도 그런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만큼 멋지게 잘 빠졌다.

기아차 스포츠세단 라인업을 대표하는 스팅어와 닮은꼴의 K3의 것을 이어받은 얼굴(전면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패스트백 스타일의 잘 빠진 뒤태도 충분히 시선을 끌 만하다.

완만하게 경사진 루프라인 때문에 적재공간에서는 손해가 불가피하겠지만, 애초에 이 차는 실용성을 고려해 만든 차는 아니니 스타일을 위해 잘라낼 부분은 과감하게 잘라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실용적인 이미지가 해치백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내렸던 전례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 차의 오너가 범용 준중형 세단인 K3와 같은 취급을 받는 불쾌감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디자인 요소들은 잘 빠진 뒤태 외에도 여럿 있다. 전면 디자인은 다크크롬에 레드 포인트를 준 그릴에 GT 엠블럼까지 달아 차별화했고, 옆모습은 중앙부에 레드 컬러 포인트를 더한 GT 전용 18일치 전면가공 알로이 휠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뒷범퍼 하단의 듀얼 머플러도 고성능 이미지를 더해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몸을 든든하게 잡아주는 GT 전용 튜블러시트와 묵직한 느낌의 D컷 스티어링 휠이 가속페달을 밟고 싶은 욕구를 솟구치게 한다.

생긴 것만큼이나 달리기 실력도 뛰어나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f·m를 내는 1.6 터보 가솔린 엔진은 준중형의 날렵한 차체를 거침 없이 잡아끈다.

특히 램프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하며 급가속을 할 때 느낌이 일품이다. K3 GT는 순간적으로 토크량을 높여주는 오버부스트를 지원해 운전자의 다그침에 군소리 없이 반응한다.

기어노브를 왼쪽으로 당겨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반응은 더욱 빨라진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순식간에 속도계가 반 바퀴를 돈다.

에코, 컴포트, 스마트 모드는 드라이빙 모드 버튼을 눌러 순차적으로 변환해야 하지만 스포츠 모드는 잡고 있던 기어노브 조작만으로 단번에 가능하다는 점도 편리하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음도 한층 다이내믹해진다. 달리는 재미에 빠진 운전자의 흥을 한층 돋궈주는 느낌이다. 다만 이게 엔진이 들려주는 ‘생음악’이 아닌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ESG)를 통해 나오는 ‘가공음’이라는 게 조금 아쉽다.

매끄럽게 빠진 뒤태는 달리는 재미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고속주행에서건 코너링 구간에서건 거추장스런 트렁크를 달고 다니는 세단에 비해 한층 날렵한 느낌이다.

시승을 마친 뒤 체크한 연비는 인증 복합연비와 동일한 12.2km/ℓ가 나왔다. 역방향 구간을 동승자가 운전했을 때는 13.4km/ℓ를 기록했다. 스마트 모드 주행에서는 14km/ℓ대를 유지했으나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니 평균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스포츠 모드로만 별도로 체크하면 연비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격한 주행을 즐기려면 그에 따른 대가도 치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달리는 재미가 좋은 ‘펀카’를 지향하지만 현대차의 ‘벨로스터 N’보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K3 GT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K3 GT가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넓은 뒷좌석과 적재공간으로 패밀리카로 이용할 수도 있으니.

비슷한 선택지로 현대차 i30 N Line도 있지만 디자인이나 기본모델과의 차별화 측면에서 K3 GT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가격도 K3 GT가 100~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K3 GT 가격은 시승차량과 동일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5도어 모델이 Basic 2224만원, Plus 2464만원이다. 세단형인 4도어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1993만원, Basic 2170만원, Plus 2425만원이다.

'시승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