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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폭설! 다행히 '렉스턴 스포츠'와 함께였다


입력 2018.11.25 06:00 수정 2018.11.25 07:17        제천(충북)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눈길도, 비포장도로도 거칠 게 없는 든든함

폭설이 내린 24일 렉스턴 스포츠가 충청북도 제천의 눈쌓인 비포장도로를 주행하다 잠시 멈춰서 있다.ⓒ데일리안 폭설이 내린 24일 렉스턴 스포츠가 충청북도 제천의 눈쌓인 비포장도로를 주행하다 잠시 멈춰서 있다.ⓒ데일리안

눈길도, 비포장도로도 거칠 게 없는 든든함

서울에 사상 최대의 첫눈이 내린 24일, 기자는 서울보다 더 많은 눈이 쏟아져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진 충청북도 제천에 있었다. 그것도 비포장도로를 지나 산 속에 위치한 한적한 펜션에서 눈을 떴다. 이날 제천 일대에서 테스트 드라이빙을 진행하고, 일정을 마친 뒤에는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골치 아픈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숙소를 나와 올라탄 차가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였기 때문이다.

잔뜩 쌓여있던 눈을 빗자루로 대강 털어낸 렉스턴 스포츠의 몰골은 썩 깔끔하지 못했지만 4중구조 강철 프레임과 고장력 강판으로 둘러싸인 실내로 들어오니 쏟아져오는 눈이 두렵지 않았다. 부릉거리는 엔진음은 믿음직스러웠고, 4륜구동 변환 다이얼을 돌리자 눈길에 대한 불안감은 싹 사라졌다.

렉스턴 스포츠는 평시에는 2륜구동(2H)로 달리다 눈길이나 빗길, 빙판길에서는 고속 4륜구동(4H), 급경사나 오프로드에서는 저속 4륜구동(4L)으로 모드를 변환할 수 있다. 파트타임 4륜구동 방식이다.

요즘은 차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바퀴마다 구동력을 배분해주는 상시 4륜구동 방식을 많이 채용하는 추세지만, 개인적으로 굴리는 바퀴의 개수를 운전자가 통제할 수 있는 파트타임 4륜구동 방식이 믿음이 간다. 특히 바퀴굴림 방식을 기어노브 뒤에 위치한 다이얼로 조작하는 직관적인 방식이라 더 마음에 든다.

4H모드로 변환된 렉스턴 스포츠는 눈 쌓인 비포장도로를 어려움 없이 헤쳐 나갔다. 좁은 산길인데다 경사도 심해 전폭이 넓은 픽업트럭을 운전하기 조심스러웠고, 폭설에 대비하지 못해 스노우타이어도 장착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한 번의 미끄러짐도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폭설이 내린 24일 렉스턴 스포츠가 충청북도 제천의 눈쌓인 국도를 주행하다 잠시 멈춰서 있다.ⓒ데일리안 폭설이 내린 24일 렉스턴 스포츠가 충청북도 제천의 눈쌓인 국도를 주행하다 잠시 멈춰서 있다.ⓒ데일리안

아스팔트로 포장된 국도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였다. 제설이 전혀 안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눈이 내려 앞차가 지나간 자리는 오히려 미끌거림이 더 심했다.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와인딩 코스로 제격이었을 굽이진 도로의 한쪽은 충주호로 이어지는 낭떠러지다. 잘못 미끄러졌다가는 곧바로 충주호로 ‘풍덩’이다.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은 사람이 걸어서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기어’ 다닌다. 뒷바퀴 굴림 방식 고급 수입 스포츠카의 차주는 아예 운행을 포기한 채 한 쪽에 차를 세우고 담배를 꺼내 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렉스턴 스포츠는 4륜구동 차량의 진가를 그대로 보여줬다. 저속에서는 아예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믿음이 넘쳐 ‘거만’의 수준까지 올라가니 점점 속도를 높이게 된다.

물론 차가 아무리 믿음직스럽다고 눈길에서 속도를 높이는 건 위험한 일이다. 눈이 두껍게 쌓인 구간을 지날 때 순간적으로 차가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게 느껴졌다. 다행히 렉스턴 스포츠에 장착된 차량자세 제어 시스템이 즉각 개입해 균형을 잡아줬다.

제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늦은 오후 서울로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도로에 눈이 다 녹고 심지어 눈 녹은 물마저 말라 있었다. 그 덕에 고속도로 정체도 심하지 않았다.

파트타임 4륜구동 방식은 4륜구동 모드에서 지나치게 속도를 올리면 차에 무리가 간다. 2H 모드로 전환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고속도로에서는 빠르게 속도가 붙지는 않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날쌘 말보다는 우직하고 힘 좋은 소에 가까운 몸놀림이다.

특히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속도를 상당히 높였는데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니 곳곳에 흙탕물이 튀기고 범퍼와 휠하우스 곳곳에는 눈이 얼어붙어 있다. 가혹한 주행조건에서 운전자를 안전하게 지켜내느라 모진 고생을 한 흔적이다. 고생을 좀 시켜도 쉽게 망가지지 않을 것 같은 든든함. 좀 무겁더라도 프레임바디 차량이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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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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