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떨어지는 호가에 이주도 막막…서울 재건축 '이중악재'


입력 2018.11.27 06:00 수정 2018.11.26 18:07        원나래 기자

강남 재건축값, 올 들어 최고 하락폭…이주·철거 시기도 지연

강남 재건축값, 올 들어 최고 하락폭…이주·철거 시기도 지연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이주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앞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이주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앞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지난주 강남 등 주요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재건축 이주비 대출까지 규제되면서 이주비용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조합 총회가 열려도 이견차로 안건이 부결되는 등 사업장 곳곳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내림세를 보인 지역은 강남·강동·서초·송파 등 강남4구로 이들 지역의 재건축아파트 값이 0.18% 떨어지면서 서울 전체 하락폭을 키웠다.

재건축아파트는 송파구(-0.43%)와 강동구(-0.34%), 강남구(-0.19%) 등 강남권에서 크게 하락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가, 강남구는 개포동 주공1단지를 비롯해 대치동 은마 등이, 강동구는 둔촌주공1·4단지 등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에서 한 주 사이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500만원까지 하락하며 약세가 이어졌다.

한아름 부동산114 팀장은 “강남 등지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하며 집값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호가가 빠지고 있지만 시세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도가 큰 만큼 매수세는 추가 조정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주·철거 시기도 지연되고 있는 단지들이 곳곳에 나타나며 겹악재를 맞고 있다.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는 지난 21일 이주비 추가 대출 승인 건에 대한 찬반투표가 부결되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주비 대출은 조합원이 재건축 공사 기간에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이다.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에서 이주비를 포함한 금융권 대출을 기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에서 40%로 낮췄다.

이에 조합원이 받는 이주비는 시가의 20~30%에 불과해 주변에서 전세를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도 이주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주 종료일 이후 50여일이 지났음에도 전체 5040가구 중 아직 120여가구가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7일부터 이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당초 9월30일까지 관련 절차를 완료한 후 철거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도 이사하지 않은 가구가 남아있어 재건축 사업 일정도 미뤄지게 됐다. 동절기 강제집행 금지라는 서울시 조례에 막혀 사실상 철거를 비롯한 착공은 내년 봄부터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에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과 함께 대출 규제까지 겹쳐지면서 재건축 사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서울 재건축의 경우 대출규제를 이주비나 중도금 대출(9억원이하)까지 40% 적용함에 따라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