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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전통수리 등 국가중요농업유산 3곳 지정


입력 2018.11.29 11:00 수정 2018.11.29 08:58        이소희 기자

농식품부, 10~12호 지정…의성 전통수리·보성 전통차·장흥 발효차 농업시스템 결정

농식품부, 10~12호 지정…의성 전통수리·보성 전통차·장흥 발효차 농업시스템 결정

농림축산식품부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호로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제11호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 제12호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을 지정한다고 29일 밝혔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에서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보전·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국가가 지정한 농업유산으로 2013년부터 지정해 오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국가중요농업유산은 지난 8월말 시·군의 신청 이후 3개월간에 걸쳐 농업유산자문위원회 자문회의와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호로 지정된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은 화산지역이자 연간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라는 불리한 농업환경 극복을 위해 조문국(의성지역에 있었던 삼한시대 초기 부족국가)시대부터 수리시설을 축조했고, 이를 통해 수도작과 한지형마늘(월동후 이듬해 2월경에 싹이 나는 마늘품종)의 이모작 농업환경을 조성했다.

의성군 농업유산지역 경관 ⓒ농식품부 의성군 농업유산지역 경관 ⓒ농식품부

물이 귀한 의성지역에서는 금성산 고도에 따라 할아비못-아비못-손자못으로 이어지는 연속관개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벼 냉해방지를 위해 따뜻한 상층부의 물이 먼저 논에 공급될 수 있도록 못을 설계하고 물이 흐르는 관인 수통과 밸브 역할을 하는 못종을 조작해 온 선조들의 지혜는 오늘날 관개시스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기 위해 수리공동조직을 결성하고 못도감 제도도 운영하는 등 고유한 농업문화를 전승해왔다. 못도감은 일반적인 수리계장을 의성지역에서 칭하는 말로, 수리시설 안정성 체크와 용수와 관련된 주민들 간 분쟁 중재 등 역할을 수행한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로 지정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은 경사지 등고선에 따라 간격과 수평을 맞추는 계단형 차밭 조성 기술과 탁월한 경관이 중요농업유산으로 높이 평가됐다.

보성은 전국 차 재배면적의 35%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고려시대부터 차를 공납하는 다소(茶所)가 설치됐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보성 대원사에는 350년 된 차나무가 있는 등 오랫동안 차 재배를 이어왔다.

특히 보성의 등고선식 계단형 차밭은 부족한 농지를 대체할 생계수단으로 산의 비탈진 면에 조성된 것으로, 곡괭이와 삽으로 면을 고르고 새끼줄로 등고선에 맞게 수평을 유지하며 폭 2m 간격으로 층층이 조성했는데 과학적이고 견고하다.

바다 물결을 형상화한 듯 굽이를 이루는 계단형 차밭 경관은 2013년 미국 CNN의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2호로 지정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은 비자나무, 소나무 등 수목 하층부에서의 차 재배환경 조성과 청태전을 만드는 제다과정, 음다법 등이 오랫동안 독특하게 유지돼 오면서 중요농업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예부터 장흥에서는 잎차보다 덩이차를 주로 마셔왔는데, ‘돈차’, ‘강차’, ‘떡차’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으며, ‘청태전’이라는 명칭은 김의 주산지인 장흥에서 ‘청태(靑苔)로 빚어 만든 구멍 뚫린 동전과 같게 만든 돈차’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나무와 공생하는 상층목의 가지를 정지해 햇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재배기법은 찻잎 수확량과 차의 맛을 좌우하는 성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청태전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성 계단식 차밭 조성과 장흥 청태전 보관 ⓒ농식품부 보성 계단식 차밭 조성과 장흥 청태전 보관 ⓒ농식품부

중국 당나라 때 문인인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에 기록된 것과 동일한 청태전 제다법은 찌기·분쇄·성형·발효 등 8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음다과정에서 화로 등을 이용해 굽게 되면 수분제거와 함께 구수한 맛과 특유한 향을 강화할 수 있다.

오병석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업유산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생동하는 자산으로 단순히 보존·유지하는데 그칠게 아니라 농촌지역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가중요농업유산을 발굴·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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