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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답 안해"vs오세훈 "계속 요청"…보수대통합 '샅바싸움'


입력 2018.11.30 03:00 수정 2018.11.29 21:01        정도원 기자

유승민 "한국당 복당 제안에 답 않고 있다"는데

오세훈, 한국당 복당하며 "앞으로도 요청할 것"

"바른정당은 반기문 대선 플랫폼" 잽 날리기도

유승민 "한국당 복당 제안에 답 않고 있다"는데
오세훈, 한국당 복당하며 "앞으로도 요청할 것"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2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끊임없이 요청을 드리는 게 명분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옛 바른정당 창당의 배경을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2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끊임없이 요청을 드리는 게 명분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옛 바른정당 창당의 배경을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범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또다른 '잠룡'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을 상대로 '샅바싸움'을 걸었다. 보수대통합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오 전 시장은 29일 복당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끊임없이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에게 요청을 드리는 게 명분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함께 힘을 합쳐서 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요청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한국당으로부터 계속적인 복당 요청을 받고 있지만,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전날 이화여대 특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당 사람들이 나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빨리 복당하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제안에 대해서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복당 제안에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기세를 세운 유 의원을 향해 오 전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요청하겠다"며 여론전에 돌입한 셈이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옛 바른정당 창당과 관련한 관점을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어놓고 말씀드린다"며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로 규정해 유 의원에게 '잽'을 날리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해외에 체류하던 보수우파 가치를 대변해줄 수 있다고 판단됐던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았다"며 "그분을 중심으로 한 번 해볼만한 대선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게 (바른정당 창당의) 바탕"이라고 털어놨다.

놀란 취재진들이 '창당 명분은 개혁보수 아니었느냐'고 묻자, 오 전 시장은 "물론 외부 명분으로는 그런 (보수개혁이라는) 입장이 전달됐을 것"이라면서도 "정치에는 명분을 삼는 게 있고 흐름이라는 게 있는데, 보수의 가치를 명분삼아 결행했더라도 많은 국민들은 곧 귀국할 모 후보자의 대선 출정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 전 시장의 이러한 '허심탄회한 토로'는 정치의 세계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다. 아무리 지나간 일이라고는 해도, 공개적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외부에 내세운 명분과 전혀 달랐던 실제 흐름을 폭로해버리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대선 플랫폼" 잽 날리기도
범보수 대권주자 간의 대통합 주도권 '신경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은 지난 28일 이화여대 특강을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나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빨리 복당하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제안에 대해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은 지난 28일 이화여대 특강을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나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빨리 복당하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제안에 대해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당 관계자는 "면밀히 계산된 발언일 것"이라고 평했다. 유승민 의원이 평소 복당 인사들을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에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폄하하며 "진정한 보수를 다시 일으켜세우자는 '개혁보수'가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을 향해 '그런 것은 없다'고 일갈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오 전 시장이 한국당 복당으로 현실정치에 전면 복귀한 첫날부터 유 의원을 겨냥한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도 전날 "언젠가 결심이 굳어지면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행동할 생각"이라고 했듯이, 최소한 총선 전에는 범보수 세력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의 복당 요청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으면서 외곽에서 몸값을 부풀리고 있다. 유 의원은 "중간에 사람을 넣어서 한다는 게 좋은 대화 방식도 아닌 것 같다"고 했는데, 이는 '삼고초려' 형식을 원한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다소 '짜증'을 느끼게 된 한국당 지도부가 잠재적 대권주자인 오 전 시장의 입을 빌려 유 의원과 보수대통합의 주도권을 둘러싼 '샅바싸움'을 걸어갔다는 해석이다.

오세훈 전 시장과 유승민 의원은 나란히 범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

지난 26~27일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 오 전 시장은 한국당 지지층에서 9.5%,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11.1%의 지지를 획득했으며, 유 의원은 한국당 지지층에서 4.4%,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29.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사람'이 없었던 한국당으로서는 유승민 의원에게 끌려가는 모양새가 강했지만, 이제 오세훈 전 시장이 복당하면서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게 됐다"며 "복당 요청은 계속 하되, 보수대통합의 중심 플랫폼은 어디까지나 한국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신경전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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