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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저 정비사업 잇단 불발…동맥경화 발생 이유는?


입력 2018.12.03 06:00 수정 2018.12.03 06:05        권이상 기자

종로6가 도시정비, 월계동 재건축 등 사업성 높은 곳도 유찰

업계 정부 눈치 여전해 과열 경쟁 회피, 선별수주로 사업진행 빠른 곳 선호

종로6가 도시정비, 월계동 재건축 등 사업성 높은 곳도 유찰
업계 정부 눈치 여전해 과열 경쟁 회피, 선별수주로 사업진행 빠른 곳 선호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에 시공사 선정 불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에 시공사 선정 불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방에서 벌어지던 정비사업 동맥경화 현상이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입찰을 진행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대부분이 유찰되며 사업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서울 강남권은 물론 강북권까지 번지는 모양새인데 시공사들이 과열 경쟁을 피하며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장 정비사업을 수주해봤자 정부의 규제와 감시가 심해 사업진행이 힘들고, 수의계약을 통해 조합보다 우위에 서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정비사업 진행이 예상보다 더뎌지면 주요 주택공급원이 줄어들어 주택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서울은 수요가 늘 공급보다 풍부한데 공급이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면 집값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3일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에 시공사 선정 불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서울 정비사업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출혈경쟁이 벌어지며 열기가 뜨거웠다.

최근에는 사업성이 뒤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지방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서울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3일 입찰을 마감한 서울 종로6가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응찰한 건설사가 부족해 자동유찰됐다.

이달 초 열린 시공사 현장설명회 당시에는 총 11개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이 쏟아졌지만, 정작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반도건설이 유일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재건축 조합 역시 최근 시공사 입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장설명회에 총 14개사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업성을 검토했다.

그러나 입찰로 이어지는 건설사는 한화건설 1곳에 그쳤다. 현설 때만해도 이 곳은 지하철 1호선·6호선 석계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입지로 사업성을 높게 평가 받았다.

서울 정비사업지가 올해 시공사 선정에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천호3구역 재건축의 경우 대림산업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이 곳은 대림산업이 오랫 동안 공을 들여온 곳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대림산업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만약 다음 입찰에도 유찰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대치동구마을3지구 재건축 역시 하반기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지만, 모두 응찰사가 1곳에 그쳐 경쟁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재공고를 통해 서둘러 두 번째 시공사 현설을 개최했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이 빠듯해 올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정부의 규제와 선별수주 등에 나서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타 건설사가 이미 오랫동안 공을 들인 사업지의 경우 공사비 이외에는 이사비와 이주비 등을 추가로 제안할 수 없어 후발주자가 뛰어들어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구도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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