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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공효진이 말하는 매너리즘·안식년, 그리고 '도어락'


입력 2018.12.11 09:30 수정 2018.12.15 13:58        이한철 기자

'싱글라이더' 이후 1년 안식년, 그리고 새로운 도전

생활미착 스릴러로 이미지 변신 "강심장만 보세요"

배우 공효진이 1년간의 휴식 끝에 '도어락'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머리꽃 배우 공효진이 1년간의 휴식 끝에 '도어락'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머리꽃

"쉼 없이 일만 하다 보니 어제가 오늘 같더라고요. 일종의 매너리즘이었죠."

지난 20년간 쉴 틈 없이 달려온 달려온 공효진(38)은 2017년 한해를 통째로 쉬었다. 바쁘게 살며 놓친 것들이 많았고, 배우로서 일상에도 스스로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갖는 안식년이었고, 이는 배우 인생의 변곡점이 됐다.

"새로운 작품에도 두근거림이나 설렘 없이 편안한 상태로 들어갔어요. 현장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타협이 쉬워졌어요. 그러다 일에 재미가 없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효진은 즉각 자신의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지난해 초반 '미씽: 사라진 여자' '싱글라이더'가 끝난 후 이후 무작정 휴식을 갖기로 한 것. 그 사이 공효진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친구 집 인근에서 한 달간 지내는 등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들은 배우로서 변화를 감당해내는데 큰 힘이 됐다.

지난 5일 개봉한 '도어락'은 열려 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공효진)'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혼자 사는 여성의 불안감과 공포를 도어락이란 매개체를 통해 극대화시킨다.

상상만으로 소름 돋는 장면들이 특히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 혹은 누군가가 한 번쯤 겪어봤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진짜 일어날까 싶어 무섭다라고 할 이야기로 혼자 사는 사람, 그 중 여성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공포를 다룬 영화"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영화 보고 악몽 꾸면 죄송할 것 같다"며 '도어락'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 머리꽃 공효진은 "영화 보고 악몽 꾸면 죄송할 것 같다"며 '도어락'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 머리꽃

"시나리오를 받고도 미루고 고민만 하던 '도어락'을 선택한 건 1년을 쉬었기 때문이에요. 1년을 쉬니까 연기가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공효진이 오금을 저리게 하는 스릴러물에 주연으로 도전한 건 '도어락'이 처음이다. 어떤 작품이든 자신만의 색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해 '공블리'로 불렸던 공효진에겐 큰 도전이었다. 대중성 있는 작품을 찾았고, 원톱으로 나설 수 있는 스릴러물 '도어락'은 놓치기 아까운 작품임이 틀림 없었다.

이권 감독과의 친분도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당시 연출부 막내였던 이권 감독과는 종종 만나면 반가워하는 사이였다. 공효진은 "자신이 없는 상업 스릴러 영화라 아마 감독님이 다른 분이었으면 선택을 안 했을 것"이라고 강한 신뢰를 보였다.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지만 배우로서 책임감도 남달랐다. 배우라고 해서 자신의 작품을 무조건 봐 달라고 무책임하게 얘기하는 것은 싫다는 것. 더구나 스스로 스릴러와 공포 영화를 즐겨 보지 않기에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특히 과하다 느낄 정도로 잔인함의 수위가 높다.

이권 감독과의 오랜 친분과 신뢰는 영화 '도어락' 출연을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 머리꽃 이권 감독과의 오랜 친분과 신뢰는 영화 '도어락' 출연을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 머리꽃

공효진은 "영화가 점점 자극적일 수밖에 없어지는 현실이 영화인으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며 아쉬워했다. "영화 보고 잠 못 자고 악몽 꾸면 너무 죄송할 것 같아요. 강심장이신 분들만 보셨으면 해요."

하지만 공효진은 "연말이라 훈훈하고 따뜻한 영화들이 많이 나올테니 그래도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은 '도어락'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공효진의 발언은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촉매제 역을 하고 있다. '도어락'은 개봉과 동시에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초겨울 극장가를 후끈하게 달궜다.

공효진은 '도어락'을 계기로 보다 폭넓은 영화, 폭넓은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20년 뒤에도) 지금이랑 똑같이 하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 저는 제 인생에 만족해요. 고충도 많지만 너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큰틀을 바꾸는 걸 미루고 싶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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