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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에 불어 닥친 한파, 박용택·윤성환은?


입력 2018.12.14 07:30 수정 2018.12.14 07:3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나란히 투, 타 최고령 FA로 자격 신청

그동안의 보상 아닌 냉정한 평가 이뤄져야

베테랑 FA에 대한 냉랭한 반응은 박용택, 윤성환도 예외가 아니다. ⓒ 연합뉴스 베테랑 FA에 대한 냉랭한 반응은 박용택, 윤성환도 예외가 아니다. ⓒ 연합뉴스

적지 않은 나이의 베테랑들은 최근 몸값 거품이 지속되는 KBO리그 FA 시장에서도 유독 엄격한 잣대로 평가 받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김주찬과 정근우가 빼어난 활약에도 계약 기간에 큰 이견이 발생하며 진통 끝에 2+1년에 합의했고, 최준석과 채태인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사실상 외면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박용택(39)과 윤성환(37)이 각각 타자와 투수 최고령 FA로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분위기는 냉랭하기 그지없다.

동병상령의 두 선수는 지난 4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먼저 2015년 LG와 4년간 50억 원에 계약한 박용택은 538경기에 나와 타율 0.330 58홈런 339타점을 기록했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보다 뛰어난 선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윤성환도 못지않다. 2015년 삼성과 4년간 80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윤성환은 계약 기간 110경기에 선발로만 나와 45승 36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다승은 토종 투수들 중 네 번째로 높으며 665.2이닝 역시 최상위권 수준이다.

다만 FA 재자격 획득 직전인 이번 시즌 부진에 뼈아팠다. 박용택과 윤성환 모두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는데 이렇다 할 부상이 없었음을 감안하면 노쇠화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적도 쉽지 않다. 두 선수의 올 시즌 연봉은 나란히 8억 원으로, 만약 이적을 택한다면 보상금만 최대 24억 원 또는 16억 원+선수 1명이라는 엄청난 출혈이 발생한다. 이들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무리수를 던질 구단은 전무하다.

‘원클럽맨’이라는 이미지 역시 이적을 방해하는 요소다. 박용택과 윤성환은 데뷔 후 줄곧 같은 유니폼만 입었고, 원클럽맨을 넘어 각자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로 불린다. 즉 채태인, 최준석과 같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의 가능성마저 닫혀 있는 셈이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많은 야구팬들은 이들이 FA 자격 신청을 한 것조차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FA 시장은 냉정한 평가가 오가는 곳이다. 자신의 기량과 나이 등 소위 상품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FA 신청을 과감히 포기해야하는 결단력이 요구된다. 올 시즌 미신청한 삼성 박한이가 대표적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대졸 출신에 FA 자격 획득 기간(10년)이 너무 길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는 빨라야 30대 초중반에 첫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만 해도 FA는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겠다는 심리가 컸고, 이로 인해 ‘먹튀’가 대량으로 발생하곤 했다. FA 제도가 도입된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 이른 박용택과 윤성환은 KBO리그 역사의 큰 축을 담당한 대선수들이다. 무엇보다 지난 FA 기간 4년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금전적인 부분은 4년 전 FA 계약으로 충분히 채워졌다. FA는 지금껏 커리어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 투자 가치로 매겨져야 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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