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올해의 좋은일은 종전선언 추진?…관심끊은北 '왜?'


입력 2018.12.18 18:00 수정 2018.12.18 17:07        이배운 기자

北매체 “종전에 연연하지 않겠다” 발언후 2달 이상 언급없어

종전선언 필요성 떨어졌다고 보는듯…비핵화 추가조치와 등가성 안맞나

北매체 “종전에 연연하지 않겠다” 발언후 2달 이상 언급없어
종전선언 필요성 떨어졌다고 보는듯…비핵화 추가조치와 등가성 안맞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미국 CNN방송이 지난 16일 '올해의 좋은 일' 1위로 남북정상이 판문점선언을 통해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선정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상징성에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접어들면서 기대를 모았던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은 요원해진 모양새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이 종전선언에 오히려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자 선언 시기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해 남북미 화해 과정에서 북한 매체들은 "종전선언은 핵전쟁 근원을 들어내고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 강도 앞에서 일방적으로 방패를 내려놓을 수 없다"며 종전선언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추가적·가시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종전선언에 합의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10월 2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종전은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흥정물이 아니다. 미국이 바라지 않는다면 구태여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고 쏘아붙인 뒤 지금까지 종전선언과 관련한 언급을 일체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측이 종전선언의 가치를 낮춰서 평가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분석한다. 북한은 지금까지 핵신고·추가적 비핵화 조치와 맞교환하는 카드로 종전선언을 요구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만한 등가성이 있느냐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특사단 자격으로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동맹 약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언급하면서 종전선언의 전략적 효용을 하락시켰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일부분 평화협정 체결과 비슷한 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종전선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핵무기·시설 폐기 조치는 불가역적인 반면에, 종전선언은 국제법적으로 강제성이 없고 가역적인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점도 북한이 가치를 낮춘 이유가 된다. 향후 한미 정권교체 및 국제정세 변동에 따라 종전선언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셈법이 깔린 것이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이 올해 사실상 종전을 선언했다고 평가하면서, 종전선언 추진에만 초점을 맞추면 평화협정 협상이 지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종전선언은 단계적 접근의 소산이지 평화협정을 위한 필수는 아니다"며 "종전선언 없이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직행해 비핵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측 고위급 인사에 따르면 북한은 싱가포르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북미가 새로운 친선관계를 맺기로 명시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미가 새로운 관계 합의에 이어 적대관계에서 친선관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것은 미국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인 만큼 앞으로도 종전선언을 먼저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