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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Korea] 건설업계 올해도 해외에서 활로 찾나…돌파구 좁아져


입력 2019.01.01 06:00 수정 2019.01.04 16:37        권이상 기자

유관기관들 올해 해외시장 규모 420억달러 이상으로 예측

대형사들 해외사업 전문가들 임원으로 대거 중용, 경영방침 최우선

유관기관들 올해 해외시장 규모 420억달러 이상으로 예측
대형사들 해외사업 전문가들 임원으로 대거 중용, 경영방침 최우선


올해 해외건설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 우선 증권사들이 예측한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420억달러 이상이다. 사진은 한 해외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해외건설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 우선 증권사들이 예측한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420억달러 이상이다. 사진은 한 해외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해년인 2019년은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수주 재도약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2015년 이후 3년만에 다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600억달러 안팎이었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지만, 연이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지역 다변화 등이 빚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업계는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반등의 발판을 충분히 닦은 만큼 올해에는 더 나은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삼성물산, 현대건설, SK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실시한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는 '해외통'들의 약진에 방점이 찍혀있다.

해외사업 전문가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거나 해외파트 임원들이 대거 교체됐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국내 주택사업이 불안해지자 해외사업 강화를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국제유가는 불안한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발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고, 또 중국을 비롯한 신흥 아시아국 경쟁사들에게 내어준 자리를 되찾아 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돌파구는 좁아만 보인다.

건설업계와 유관기관들이 전망한 2019년 해외건설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면이 많다. 우선 증권사들이 예측한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420억달러 이상이다. 지난해 수주규모보다 134%로 성장한 수치다.

특히 이 수치는 2년 연속 200억달러를 나타냈던 2016년(282억달러)과 지난해(290억달러)에 이어 약 320억달러였던 지난해 수주액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가장 높은 수주액을 예측한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을 450억달러로 예상했다. 그 배경은 국내 기업들의 주요 활동무대인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발주 확대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ENA 지역의 내년 건설사업 발주액은 총 5200억달러로 예상되는데, 이 지역에서 국내 기업들이 5.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수주액이 4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수주액을 420억달러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의 전망 배경도 MENA·아시아 지역의 발주량 증가다.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부진했던 해외 수주가 올해부터는 증가 흐름을 탈 것”이라며 “MENA 지역에서는 플랜트 사업, 아시아 일대에서는 인프라 사업의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집계한 MENA 지역의 플랜트 투자 예산은 지난해 약 40억달러다. 올해에는 대폭 늘어 10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수주 확대와 함께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영업이익률 개선도 고무적인 움직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던 해외사업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하반기에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올해에는 약 2%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올해에도 해외건설 수주액이 올해와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등은 2019년 수주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300억달러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우리 건설업체는 과거 싸고 질 좋은 가성비 모델로 승부했지만, 최근 들어 중국 등 후발주자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도 기업들의 밸류체인 확장과 지역다변화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안갯속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올해 경영방침에 해외시장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을 두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정부가 올해에도 규제를 통해 압박을 가하고, SOC(사회간접자본) 물량 확보 어려움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지난해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를 통해 최고수장과 주요 사업부서 자리에 해외사업 전문가들을 대거 중용했다.

국내 시공능력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절반 이상을 해외 현장 출신으로 채웠다.

최영훈 전무는 삼성물산이 지난 2013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을 총괄했고 조인수 상무도 이 사업에 참여했다.

임영선 상무와 진영종 상무는 각각 싱가포르 현장, 알제리 현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강경주 상무는 말레이시아 빌딩사업, 박해균 상무는 사우디아라비아법인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있던 정진행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7년 만에 '부회장 체제'가 부활했다. 지난해 1월에 취임한 박동욱 사장은 해외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방침은 정 부회장과 박 사장이 투톱 체제를 꾸려 내년부터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사업을 균형있게 꾸려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SK건설은 안재현 SK건설 글로벌비즈대표를 SK건설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안 대표는 1987년 대우를 시작으로 2002년 SK로 옮긴 뒤 SK 구조조정추진본부, SK D&D 대표,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을 거친 인물이다.

SK건설은 지난 7월 라오스 발전소 댐 붕괴 사고 등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그동안 해외건설 사업을 총괄하며 탁월한 수주성과를 보인 안 사장에게 막중한 책임을 맡긴 셈이다.

한화건설도 최근 임원인사에서 최광호 대표(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사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정상화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 대형사 해외사업부 임원은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친 건설사들은 내년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외 중심으로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각종 규제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침체가 예상되는 반면 해외수주 환경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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