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 지던 한국당, 부랴부랴 5·18 조사위 구성 나선 까닭은

나경원 "7일까지 조사위원 구성 마치겠다"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망언에 선긋기

나경원 "7일까지 조사위원 구성 마치겠다"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망언에 선긋기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자료사진) ⓒ데일리안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4개월 만에 자유한국당이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추천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오는 7일까지 진상조사위 구성을 위한 위원 선정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그렇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은 지난해 2월 통과돼 9월 14일부터 시행됐지만, 법의 핵심인 조사위 설치가 미뤄지면서 공염불에 그쳤다. 국회의장(1명), 더불어민주당(4명), 바른미래당(1명)은 모두 배정된 몫의 조사위원을 추천했지만, 한국당이 그간 추천을 미루면서 조사위는 출범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당이 돌연 조사위 구성에 나선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최근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언급하면서 여론의 공분을 산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씨는 지난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 하지 않느냐"며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 여사의 발언을 비판했지만 한국당은 침묵을 지켰다. 이 여사의 발언에 입을 닫은 데 대해 눈총을 받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아내가 남편에 대해 한 사사로운 얘기를 문제 삼기가 (부적절하다)"라며 "(전 전 대통령은) 공직을 떠난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대표 발의자인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 여사의 '망언'은 한국당의 이같은 태도와도 무관치 않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이날 "이순자씨가 이렇게 망언을 하는 것은 한국당 태도에도 원인이 있다"며 "모든 정당이 전두환·이순자 비판 논평을 냈지만 한국당은 어떤 논평도 내지 않았다. 정말 전두환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믿는 거냐"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진상규명을 방해하거나 지체하는 인사를 추천하면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며 "7일에는 광주 재판이 있는 날인 만큼 정치권이 역사와 정의를 바로잡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