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억지 연장 청량리 분당선에 '분통'…"증차 엄두도 못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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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6월 18일 20:31:39
    [현장] 억지 연장 청량리 분당선에 '분통'…"증차 엄두도 못낸다"
    출퇴근 시간 1회 운행‧배차간격 1시간…이용객 “무용지물”
    제 속도도 못 내는 포화구간…“억지춘향 행정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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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1-08 06:00
    이정윤 기자(think_uni@dailian.co.kr)
    출퇴근 시간 1회 운행‧배차간격 1시간…이용객 “무용지물”
    제 속도도 못 내는 포화구간…“억지춘향 행정의 결과물”


    ▲ 지난달 31일 연장개통 된 청량리역 분당선의 첫 차는 아침 7시 52분에 출발한다. 출퇴근 시간 1회 운행, 평균 배차간격 약 1시간, 주말 및 공휴일 비운행 등으로 반쪽짜리 연장개통이라며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정윤 기자

    #. 7일 아침 7시 46분 분당선 죽전행 열차가 청량리역으로 들어왔다. 이 열차는 6분가량 정차한 후 승객들을 태우고 예정된 시각인 7시 52분에 출발했다. 연장개통 일주일 된 시발역임에도 빈자리 없이 메워진 열차는 해당 구간 수요가 상당함을 증명했다. 열차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약 6분 후인 7시 58분에야 바로 다음역인 왕십리역에 도착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왕십리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분당선에 탑승해 이른바 ‘지옥철’이 시작됐다.

    ▲ 7일 청량리역에서 이용객들이 오전 7시 52분 분당선 첫 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윤 기자

    ◆출퇴근 시간 1회 운행‧배차간격 1시간…이용객 “무용지물”

    서울과 분당을 잇는 분당선은 지난달 31일 청량리역까지 연장개통 됨에 따라 청량리~수원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연장개통 되자 동대문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돼 청량리역에서 선릉역까지 환승 없이 1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졌다고 앞 다퉈 축하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연장개통을 가장 기다렸던 직장인들은 ‘무용지물’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 청량리역을 오가는 상‧하행 열차는 각각 1대뿐이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청량리역을 하루 왕복 총 18회 운행 중인 분당선의 아침 첫차는 7시 52분이고, 막차는 저녁 19시 15분이다. 낮 동안 배차간격도 약 1시간이나 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추가로 증차되기 전까진 실용성이 없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광운대역에서 선릉역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박 씨(35세)는 분당선 청량리역 연장개통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아 이용을 못 하고 있다.

    박 씨는 “아침에 출근할 때 광운대역에서 1호선을 타고 회기역까지 가서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고, 또다시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해 선릉역까지 간다”며 “지하철을 3노선이나 타고 출근해야하는 번거로움에 환승을 한 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분당선 청량리역 연장개통을 기대했는데, 출퇴근 시간대에 각각 1대뿐이다 보니 아직 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 속도도 못 내는 포화구간…“억지춘향 행정의 결과물”

    문제는 분당선 청량리역 구간의 증차계획은 아직 없고, 현실적으로 엄두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막 첫발을 뗀 연장개통이기 때문에 운행횟수를 점진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재 청량리역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분당선 청량리역 구간은 경의중앙선 등 여러 가지 다른 노선들과 동일한 선로를 사용 중이기 때문에 배차간격 조정이 복잡해 현재의 운행 스케줄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구간은 분당선, 경의중앙선, 원주강릉선, 경춘선(ITX-청춘) 등이 운행 중으로 선로 용량이 포화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지자체 등의 요구가 많아 연장개통을 하긴 했지만 한정된 선로에 너무 많은 열차가 다니고 있는 상태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 청량리역 지상 구간 전체를 개선해 선로를 추가하고 증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획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청량리~왕십리역 1개 구간을 이동하는 데 5~6분(공식적으로는 5분)의 시간이 걸리는 것도 포화구간에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분당선의 1개 구간 이동 시 평균시간은 1~2분이며, 이외엔 왕십리~서울숲역 구간(3분)의 소요시간이 가장 길다.

    청량리~왕십리역은 포화구간인 만큼 여러 열차가 다니다 보니 2~3개의 분기기가 설치돼 있다. 때문에 안전운행을 위해선 시속 35㎞의 속도제한을 지켜야 하므로 다른 구간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5배 가량의 이동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포화상태인 선로용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장개통’을 밀어 붙인 것은 정치권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치적 쌓기에만 열중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관계당국은 해당 구간의 혼잡도가 너무 높아 분당선 청량리역 연장개통이 당장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하지만 여당 지역구 의원들이 사업 추진을 서두르면서 준비없는 개통을 하게 됐다.

    ▲ 연장개통된 청량리역 분당선 상·하행선 시간표. ⓒ이정윤 기자
    [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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