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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해"…고구마 전락 '나쁜형사'


입력 2019.01.10 08:58 수정 2019.01.10 09:05        부수정 기자

회차 거듭할수록 시청률 하락세

"신하균 열연 아깝다" 비판

MBC '나쁜형사'가 개연성 없는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MBC MBC '나쁜형사'가 개연성 없는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MBC

회차 거듭할수록 시청률 하락세
"신하균 열연 아깝다" 비판


"불사신 장형민을 보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 질질 끄는 게 식상. 재밌게 보다가 채널 돌렸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화제몰이를 한 MBC '나쁜형사'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첫 방송한 '나쁜형사'는 빠른 전개로 평일극에서 그 어렵다는 시청률 10%를 넘어서며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딱 그때뿐. 이후 내리막길을 걸며 시청률, 화제성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잘 나가던 드라마가 휘청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톱스타가 나와도 엉성한 이야기로는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시대다. '나쁜형사'는 신하균의 열연이 안타까울 정도로 날이 갈수록 허술한 이야기와 답답한 전개를 보인다. 첫 회에서 보여준 빠른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는 온데간데없다.

'나쁜형사'는 영국 BBC 최고의 인기 드라마 '루터(Luther)'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연쇄살인범보다 더 독한 형사와 연쇄살인범보다 더 위험한 사이코패스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배우 신하균과 신예 이설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19금'인데도 "잔인하다"보다는 "재밌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이 재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 시청자는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을 처단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통쾌함을 기대한다. 극 특성상 연쇄살인범의 악행이 나날이 심해지고, 후반부에 가서야 살인범이 잡힐지라도 그를 쫓는 과정이 쫀쫀하게 그려져야 한다.

그러나 '나쁜형사'에서 이 모든 과정이 허술하다. 일단 연쇄살인범은 그 어떤 충격에도 죽지 않는 불사신으로 그려진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살아나며, 불에 탄 자동차에서도 유유히 살아난다. 악행은 나날이 심해지고 자극적인 장면만 판친다.

MBC '나쁜형사'가 개연성 없는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MBC MBC '나쁜형사'가 개연성 없는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MBC

그를 잡기 위해 뭉친 경찰들은 어떤가. '나쁜형사'에 나온 대한민국 경찰은 그야말로 무능하다. 연쇄살인범 하는 잡는데 겨우 팀하나만 꾸려졌다니. 범인 하나 잡는 과정에서 손발도 맞지 않고, 눈치도 없다. 비리 경찰인 전대장(박호산)이 연쇄살인범을 빼내는 모습도 생뚱맞다. 아무리 비리 경찰이지만 사람들을 죽이게 가만히 두고 보는 모습에선 한숨이 절로 나온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도 많다. 신하균의 아내였던 혜준(홍은희)은 연쇄살인범을 좇는 형사의 아내이자 변호사다. 그런데 조심하는 게 하나도 없다. 집 초인종 소리에 누군지 확인도 하지 않고 활짝 열어주는 패기(?)에 여러 시청자들은 허탈해했다. 결국 혜준은 장형민의 손에 죽어 나갔다.

이 모든 게 얽히고설킨 탓에 장형민은 지금까지 악행을 거듭하고, 경찰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고구마 전개도 정도껏 해야 한다. 후반부 통쾌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허술하다. 드라마를 보던 팬들은 이미 나가 떨어진다.

시청자들은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이라며 "안 본 지 꽤 됐다"고 지적했다. "신하균의 열연이 안쓰럽다"는 시청자도 많다.

시청자를 돌릴 방법은 개연성 있고, 탄탄한 이야기다. '나쁜형사'는 통쾌한 '한 방'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한 방'이 필요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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