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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행군하셨다"...靑 비서실장의 하루 '깨알 브리핑'


입력 2019.01.10 01:00 수정 2019.01.10 06:18        이충재 기자

실장 주재 첫 회의 중계…'왕실장 귀환 실감케한다' 지적도

수행 행정관 발언 인용해 "계단으로 걸어다니느라 힘들었다"

실장 주재 첫 회의 중계…'왕실장 귀환 실감케한다' 지적도
수행 행정관 발언 인용해 "계단으로 걸어다니느라 힘들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청와대는 9일 이례적으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하루를 공개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노 실장의 동선을 생중계하듯 묘사하고, 일정을 수행했던 행정관의 발언을 인용하는 '깨알 브리핑'을 했다. "걱정이 많아 잠을 못잤다", "중국에서도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는 등 사적인 발언도 소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친문 '왕실장'의 귀환을 실감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장님 일정은 '깨알설명', 현안은 '즉답회피'

김 대변인은 노 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의 내용은 물론 분위기 등을 입체적으로 중계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는 상당히 열띠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오전 8시 10분부터 꼬박 1시간가량 진행됐고, 대변인이 모니터링 보고할 시간이 부족해서 막판에는 건너뛸 정도로 논의가 진지하고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선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압류 문제, 연간 고용동향, 심석희 선수 성폭행 문제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논의된 사안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 내용을 공개할 성격의 것은 아직 아니다"고 피해갔다. '3.1절 특사', '특감반 의혹', '김정은 방중' 등 현안질문에 대한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수행 행정관 발언까지 소개 "엘리베이터 없어서..."

노 실장은 이날 오전 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변인은 "노 실장이 오전에 모든 비서관실을 일일이 다 방문해서 비서관부터 행정관, 행정요원에 이르기까지 악수를 나눴다"며 "400여명의 직원들과 일일이 다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노 실장을 수행했던 모 행정관은 이에 대해 '오늘 만보 행군을 했습니다. 여민관 비서동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통해 걸어 다니느라고 힘들었습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노 실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도 공개했다. 노 실장은 "성과를 내는 청와대, 소통하고 경청하는 청와대,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무실마다 벽에 걸린 ‘춘풍추상’ 문구를 다시한번 생각해달라"고 했다.

"정책실장으로 오신 것 같다"…'아부성' 발언도 인용

아울러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집무실에서 노 실장과 첫 공식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경제현안이 대화의 핵심 주제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것이 해야 될 일"이라고 당부했고, 이에 노 실장은 "최소한 두세 개 산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이야기를 듣던 한 참석자는 '비서실장이 아니라 정책실장으로 오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노 실장이 경제정책 방향을 총괄하는 정책실장만큼 경제에 전문성을 가졌다는 '아부성' 발언이다.

'한 참석자'는 본인이라고 했다.

깨져버린 '靑불문율'…이틀 연속 '실장DAY'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의 일정이나 발언 등을 공식 브리핑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오로지 대통령을 보좌하는 책무를 갖고 있어 '참모는 입이 없다'는 게 청와대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이미 불문율은 전날부터 깨졌다. 청와대는 전날 떠나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 이례적으로 마지막 인사발표 브리핑을 맡겼다. 그동안 인사발표는 대변인이나 국민소통수석의 몫이었다. 이날 인사발표 브리핑에선 임 전 실장의 퇴임 소회를 듣는 시간도 따로 마련됐다. 이틀째 '실장 메시지'에 뒤덮인 청와대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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