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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신재민 청문회' 안 하는 진짜 속내는?


입력 2019.01.13 03:00 수정 2019.01.13 16:24        고수정 기자

당내서 청문회 거부 이유로 "신재민만 다친다" 언급 돼

"신재민은 핑계…무슨 얘기 나올지 몰라 꺼리는 것" 비판

당내서 청문회 거부 이유로 "신재민만 다친다" 언급 돼
"신재민은 핑계…무슨 얘기 나올지 몰라 꺼리는 것" 비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신재민 청문회’를 거부하는 이유로 신재민(사진)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신재민 청문회’를 거부하는 이유로 신재민(사진)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재민(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다칠까봐 그러는 것이다.” “아직 몸과 마음이 온전치 못하다는데, 사람이 먼저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신재민 청문회’와 관련해 이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당이 야당의 청문회 요청에 침묵하는 이유는 신 전 사무관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청문회가 열릴 경우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제기한 정부 적자 국채 발행 관련 의혹에 대해 여당의 추궁을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만큼 정신적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당내 분위기다.

현재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공동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 중이다. 특히 야 3당은 기재위 청문회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이번 사안과 관련한 핵심 인사들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제1당인 민주당이 야당의 요구에 침묵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야 3당의 합의를 ‘정쟁 연대’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의 공세에도 강경 대응을 삼가는 분위기다. 최근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손혜원 의원이 시민단체에 고발을 당하면서다. 이전에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신 전 사무관이 유명세를 위해 폭로한 것”, “귀동냥을 듣는 한 사무관의 이야기”라는 식의 공세가 이어져왔다.

이러한 민주당의 대응이 신 전 사무관의 ‘자살 소동’을 실질적으로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돼 왔다. 민주당은 이를 이유로 청문회가 열린다면 신 전 사무관이 자신들의 공세와 추궁을 피할 수 없기에 그의 건강상태가 다시 악화될 거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가 열린다면 신 전 사무관이 출석할 텐데,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신 전 사무관을 공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그렇게 되면 신 전 사무관만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신재민 청문회’를 거부하는 이유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신재민 청문회’를 거부하는 이유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는 청문회가 열릴 경우 문재인 정부의 집권 3년차 국정 동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돼있는 상황에서 청문회가 열린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신 전 사무관의 폭로는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신 전 사무관을 지키기 위해 청문회를 안 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신 전 사무관이 청문회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르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크기 때문에 청문회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안 그래도 악화된 여론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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