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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잊은 '에잇포켓'…겨울 아동의류 시장은 후끈


입력 2019.01.15 13:38 수정 2019.01.15 13:42        손현진 기자

"경기 어려워도 내 아이는 왕자·공주처럼"…고가 아동용품 인기

국내 아동복 시장 매년 10% 성장…유아동복 기업들 함박 웃음

최근 출산율 하락세와 경기둔화가 겹친 상황이지만 아동용 패션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폴햄키즈의 아동용 롱패딩. ⓒ폴햄키즈 최근 출산율 하락세와 경기둔화가 겹친 상황이지만 아동용 패션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폴햄키즈의 아동용 롱패딩. ⓒ폴햄키즈

출산율 하락세와 경기둔화가 겹친 상황이지만 아동용 패션 시장에는 오히려 훈풍이 불고 있다.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양가 조부모·부모·삼촌·이모 등 8명이 주머니를 연다는 뜻의 '에잇 포켓'의 영향과 함께 롱패딩 등 고가 의류가 인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출생아 수는 8만명대에 겨우 턱걸이했고, 합계출산율은 0.95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새로 태어나는 아이 수는 줄고 있지만, 고가 아동용품의 인기로 관련 시장은 성장세다. 가장 적은 출산율을 기록했던 작년 9월 신세계백화점의 아동 장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8.9% 늘었다.

특히 지난 겨울 신드롬을 일으킨 롱패딩의 인기가 아동의류에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 아동복 라인인 '몽클레어앙팡'의 롱패딩은 100만원이 훌쩍 넘지만 일부 품목은 품절됐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키우는 자녀들, 이른바 '골드 키즈'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1~2명의 자녀에 대한 소비가 집중되는 만큼 관련 시장은 계속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은 2012년 8771억원에서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1조8000억 규모로 확대됐다.

아이더 키즈 롱패딩. ⓒ아이더 아이더 키즈 롱패딩. ⓒ아이더

올 겨울에는 아웃도어 및 캐주얼 브랜드에서 내놓은 아동 패딩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키즈 롱 다운자켓 판매량이 300% 이상 늘었다. '박보검 롱패딩'으로 알려진 스테롤 구스를 축소한 콘셉트인 '스테롤 구스 키즈 롱패딩'은 80% 이상의 판매율을 보였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도 다양한 아동용 롱패딩으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8일 기준 키즈 아우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5% 급증했다.

캐주얼 의류 폴햄키즈도 롱패딩의 판매 호조를 만끽하고 있다. 겨울 아우터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250% 증가했고, 롱패딩 매출은 600%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선판매 행사로 주목 받은 '프로메테우스'와 '아폴론' 상품이 80%의 판매율로 매출을 견인했고, 이후 론칭한 '제우스' 프리미엄다운과 숏패딩이 본격 판매돼 상승세로 연결됐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에이션패션이 운영 중인 폴햄키즈는 올해 초 단독사업부로 분리 운영돼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 주니어 브랜드로서 다양한 연령층에 맞게 사이즈를 확대했고, 백화점, 쇼핑몰, 대리점 등 단독 유통매장을 23개에서 70개로 확장했다. 2017년 매출 100억원보다 150% 상향한 작년 매출 목표 250억원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2001년 설립 이후 컬리수, 모이몰른, 플레이키즈프로, 컨버스키즈, 리바이스키즈 등 여러 브랜드를 선보인 한세드림의 지난해 매출은 1760억원이다. 국내 매출액은 2017년 대비 약 17% 오른 수치며, 중국시장까지 합친 매출은 2070억원에 이른다.

대표 브랜드 모이몰른이 지난해 한국과 중국에서 총 1150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매출 견인에 앞장섰다. 2014년 론칭 이후 영유아 패션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모이몰른은 작년 12월 기준 국내 238곳, 중국 209곳의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한세드림은 올해 매출 24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장 확대를 통해 '리바이스키즈'와 '컨버스키즈'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모이몰른과 컬리수, 플레이키즈프로 등은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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